2023년 10월 25일 : 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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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지금

정세랑, 역사, 미스터리

인터넷 서점에서 예약구매하신 책은 '입고' 후 각 가정을 향해 출고됩니다. 오늘 아침 알라딘에 입고된 시원시원한 책을 소개합니다. <보건교사 안은영>의 정세랑이 (안은영의 피로한 얼굴을, 찌든 채로 다시 나아가는 그 얼굴을 저는 아주 좋아합니다.) 쉽게 잊지 못할 또 한 명의 인상적인 주인공, 설자은의 손을 잡고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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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쪽 : 자은은 사람들이 잊고 잊고 또 잊는다 해도 이 활기와 온기로 가득한 거리 위로 어둠이 드리워지지 않기를 기원했다. 누구에게 기원하는지도 정하지 않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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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지금 _3문 3답

Q : 대거상 수상작 <밤의 여행자들>은 '다크투어'에 관한 이야기였는데요, 이번 소설 <불타는 작품>에서 개 로버트에서 후원을 받게 되는 안이지가 (재난상황이 발생할) 캘리포니아로 향합니다. 주인공을 낯선 공간에 위치시키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점이 재미있었습니다.

A : 이 소설의 배경이 되었던 LA부터 라스베가스 사이를 아주 뜨거운 여름에 이동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여길 배경으로 이야기를 써야지, 했었고 실제로 그때 해둔 배경 묘사들이 많이 활용되었고요. 타이어가 로드킬 당한 동물들처럼 흩어져있다거나, 제가 여행하는 내내 산불로 막힌 구간 소식이 들려왔다거나 그런 경험들이요.

제 소설에서 이동은 아주 중요한 장치인 것 같아요. 인물이 여기서 저기로 움직여야 하고, 그 움직임이 가지고 오는 일들이 있죠. 그래서 쓸 때마다 생각해요. 주인공이 이동하지 않았다면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을까? 단지 몰랐을 수는 있겠죠. 이번 소설은 제가 쓴 이야기 중에서 꽤 먼 이동을 하면서 시작이 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재난에 더 가까이 가는 상황이죠. 뉴스로는 봤지만 주인공이 캘리포니아 산불을 체감하는 건 LA 공항에 내리면서부터, 그리고 픽업 기사가 오지 않으면서부터였으니까요. 재난과 거리감은 제가 여전히 공포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이라서 이 소설에서는 바로 그 지점부터 시작했어요. 전작이었던 <도서관 런웨이>에서도 다루었지만 기후 위기 얘기는 지금 현실의 가장 큰 재난 중 하나니까요. 전작에서는 그래서 보험 상품 안에 <기후 공감 특약>이라는 걸 만들어두기도 했죠. 그걸 통해 주객이 전도되는 공포를 입체화하려고 애썼는데, 그 두려움이 이번 소설에서도 이어지는 거죠. 이번엔 예술이고, 우리가 여행을 할 때 예술가의 흔적을 따라가는 게 순서상 맞는 건데, 속도가 관건인 시대에 이걸 동시적으로 하자, 아니 아예 미리 예술에 등장할 소스를 알려달라, 그럼 미리 준비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거예요.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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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MD는 지금 스마일

훌훌 놓고 떠나고 싶은 학생과 선생님의 이야기 <훌훌>로 제12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문경민 작가가 <지켜야 할 세계>로 제13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현직 교사이기도 한 소설가는 죽음까지 담담히 걸어간 한 국어교사 정윤옥의 내면을 들여다 봅니다.

윤옥은 3년 차에 한차례 파면을 당한 후 복직, 평교사로 계속 근무했습니다. 관리직 승진도 준비하지 않고, 결혼도 하지 않은 윤옥은 대체로 고집스럽다, 불편하게 한다, 외로워 보인다 등의 평을 받고 있습니다. 아동학대 신고를 당하는 등의 괴로움을 겪으면서도 '지켜야 할 세계'를 고집스럽게 지켜온 사람입니다. 각자의 지켜야 할 세계를 떠올리며, 이 선생님의 담담하고 단단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잃지 말아야 할 것들을 떠올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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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는 지금 : 안전가옥

창작자와 안전가옥 PD들이 협업하여 만들어 낸 탄탄한 세계관을 갖춘 장편소설, '안전가옥 오리지널' 시리즈가 어느덧 스물아홉 번째 책 《벽사아씨전》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벽사아씨전》은 경장편 소설 《영매 소녀》, 〈미카엘라〉 시리즈를 통해 청소년 문학에서 이름을 알린 박에스더 작가님의 신작입니다. 작가님은 이번 작품을 통해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오컬트 판타지 로맨스 장르에 도전했습니다.

'벽사'. 삿된 것을 쫓는다는 뜻입니다. 남장을 한 채 벽사를 하러 다니는 아씨 서문빈은 조선 팔도 일등 신랑감이라 불리는 현은호를 만나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의 실타래 속으로 얽혀 들어갑니다. 서로를 향해 몸을 던지는 운명적인 사랑에 시대극과 오컬트라는 장르 한 스푼이라니요. 정말이지 실패할 수가 없는 조합입니다. 두 사람의 로맨스에 대한 몰입으로 시작해, 어느새 벽사아씨 서문빈의 성장을 응원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녀는 과연, 자신의 운명을 딛고 어느 곳으로 나아갈까요?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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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그 개가 설명할 겁니다

마당 딸린 집을 소유할 수 없다면, '마당이 딸린 개'를 소유하고 싶은 미술작가 안이지는 파피용 개가 대표자인 로버트 재단에게 파격적인 지원 제안을 받고 비슷한 형태로 꿈을 이루게 됩니다. 온라인 상에서 큰 논란이 된 '라스베이거스의 커플' 사진 원작자로도 알려진 개, 로버트의 카리스마에 홀려 읽게 되는 윤고은의 소설을 보며 다른 압도적인 개를 떠올려보았습니다. 2023년 문윤성문학상 수상작인, 단요의 <개의 설계사>에서 미등록 인공지능 개는 대단한 존재감으로 이야기를 끌고 갑니다. 아우라가 흐르는 개의 그림자가 떠오르는 두 소설을 함께 떠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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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지 어떻게 보셨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