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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대를 불렀기 때문에 비하인드 도어 코드네임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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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2017, 문학과지성 시인선 500"
내가 그대를 불렀기 때문에
오생근.조연정 엮음 /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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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황동규의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로 시작한 문지 시인선이 500번째 책을 엮었다. 초판이 출간된 지 10년이 지나도록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은 시집 85권을 선정하여, 해당 시집의 저자인 65명의 시인마다 각 2편씩의 대표작을 골라 총 130편을 한데 묶었다.

이 시집이 호명하는 시들은 항상 우리의 삶에 있었다.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를 분절하던 최승자. (<삼십세> 中)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라며 긴 이야기를 시작하던 허수경. (<혼자 가는 먼 집> 中) "나는 그녀의 옆에 나란히 한 마리 가재미로 눕는다"라고 도저한 슬픔을 묘사한 문태준. (<가재미> 中) 편집을 맡은 조연정의 발문대로 '이 시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우리의 삶이 구원될 수 있다는 믿음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으나, 그러한 믿음이 거꾸로 이 시들을 살게 한 것도 사실이다.' 시와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을 이 한 권의 책이 기념한다.
- 시 MD 김효선
이 책의 첫 문장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발문
시가 우리를 직접 구원하지는 못하더라도
시가 있음으로 해서 누군가의 삶이
전혀 다른 것이 될 수도 있다는 믿음만은
포기되지 않으면 좋겠다.

조연정 발문, <우리가 시를 불렀기 때문에>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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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넘쳐나는데, 왜 공부는 발견되지 않는가"
공부 공부
엄기호 지음 / 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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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넘쳐난다. 공부의 방법, 공부의 시간, 공부의 장소 등 어느 조건을 따져봐도 어느 때보다 공부가 넘쳐나는 시대다. 그럼에도 여전히 공부가 부족하다는 하소연, 공부하느라 바빠서 공부할 틈이 없다는 탄식이 끊이지 않는다. 쉬지 않고 공부하는데 왜 우리는 무기력과 무력함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어쩔 수 없이 다시 공부로 돌아가는 일을 반복하고 있는 걸까. 앞서 언급한 공부의 조건 가운데 미처 공부하지 못한 무엇이 있는 건 아닌지, 의심과 성찰이 시작된다.

엄기호는 ‘공부의 기쁨’에 주목한다. 한계, 능수능란함, 자유, 탁월함, 멋짐, 향유처럼 언뜻 보면 공부와 어울리지 않는 말들을 초대해 무려 공부의 기쁨을 설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자의 자유와 그 자유가 가능하도록 도모하는 사회의 가능성을 재차 설득한다. 물론 이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테고, 우리는 여전히 그 방법에 대해 "모른다는 것"을 확실히 알 뿐이다. 다행히 그간 인류의 공부가 찾아온 해법을 살펴볼 수는 있겠다. 민주주의, 협력, 신뢰, 존엄, 환대, 연대, 사회. 이 말들과 지금 넘쳐나는 공부는 얼마나 어울릴까. 이 어색한 조합에서 연결점과 참조점을 찾아내는 공부가 공부의 새로운 쓸모와 이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공부에 바빠 공부를 잃은 이들에게, 모쪼록 공부를 공부하는 성찰의 기회가 발견되길 바랄 따름이다. - 인문 MD 박태근
이 책의 첫 문장
1990년대 이전에는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이유가 분명했다.

이 책의 한 문장
공부의 쓸모를 획기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향유를 위한 기예로 공부를 전환해야 한다. 특히 지식 공부의 쓸모를 바꾸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지식 교육에서는, 아무리 강권하더라도 지식의 쓸모가 먹고사는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아니다. 지식의 쓸모는 먹고사는 것을 넘어 세상의 아름다움, 우주와 역사의 아름다움을 향유하는 데 있다. 이렇게 향유하는 삶이 멋진 삶이다. 딱 한 번 주어진 삶, 멋지게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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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가 너의 계획을 알기 전에"
비하인드 도어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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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부러워하는 화려한 부부 잭과 그레이스. 남편 잭은 승률 100%를 자랑하는 유명 가정 폭력 전문 변호사로, 영화배우와 같은 외모까지 갖춘 근사한 남자다. 그레이스는 다운증후군을 가진 여동생까지 사랑해주는 잭과 함께 행복한 나날을 꿈꾸지만... 그녀는 괴물 같은 그의 손길이 사랑하는 동생 밀리에게 닿기 전에 이 악몽을 끝내려 한다. 닫힌 문 뒤에서, 아무도 모르는 둘만의 처절한 심리 싸움이 시작된다...

<비하인드 도어>는 소위 '적과의 동침' 스타일의 스릴러다. 그레이스는 완벽한 남자일 줄 알았던 남편이 인간을 파멸시키기를 즐기는 악마와 같은 사람이었다는 걸 깨닫지만, 단순히 이혼을 하고 갈라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남편 잭의 '완벽함'은 그야말로 주도면밀해서 그레이스는 이 지옥같은 가족 바깥에 있는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기 어렵다. 최근의 심리 스릴러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가해자들에 의해 멍든 여성들의 영혼을 주로 그리고 있는데, <비하인드 도어>도 처음에는 그러한 추세를 따르는 듯 보인다. 그러나 그레이스가 잭과 정면으로 맞서기로 결심했을 때부터 이 소설은 예기치 못했던 열기를 띤다. 그레이스는 완벽하게 주도면밀한 악마를 꺾기 위해 그보다 더 완벽한 계획을 세우느라 고심하고, 실행의 날이 하루하루 다가오면서 긴장감도 커져만 간다. 이런 면에서<비하인드 도어>는 최근의 심리 스릴러들이 보여주는 경향과 1980-90년대 시드니 셸던 풍의 스릴러를 적절히 조합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B. A. 패리스의 야심찬 조합이 얼마만큼 성공적인지 직접 확인해보시기 바란다. - 소설 MD 최원호
책 속에서
“소년이 나이가 들자 그 역시 자기만의 사람을 갈망하기 시작했어. 원할 때마다 얼마든지 공포를 주입할 수 있는 사람, 계속 숨겨둘 수 있는 사람,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사람. 그런 사람을 발견하기가 힘들다는 건 알고 있었어. 하지만 열심히만 찾으면 결국 찾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어. 찾아보는 한편으로 자신의 갈망을 충족시킬 방법도 마련했어. 뭔지 알겠어?”

나는 멍하니 고개를 저었다.

“변호사가 되었어. 가정 폭력을 전문으로 하는. 그러고 나서 뭘 했는지 알아?” 잭은 몸을 기울여 내 귓가에 입을 가져왔다. “너랑 결혼했어, 그레이스.”


p.11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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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평화는 엄마랑 내가 지킨다!"
코드네임 X
강경수 지음 / 시공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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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가 내 나이 때 세계 안보를 좌우하는 전설적인 첩보원이었다면? 생각하면 할수록 엄마란 존재는 미스터리하다. 엄마는 엄청난 양의 일을 처리하며 무슨 일이든 똑부러지게 잘한다. 소녀 시절에 특수 훈련을 받은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 모든 걸 완벽히 해낼 수 있나? <코드네임 X>는 그런 상상에서 출발한 이야기다. 스케이트 보드와 랩 연습에 매진하던 11살 소년이 과거로 돌아가 자기 또래의 소녀인 엄마와 파트너가 된다. 세계 평화를 위해 비밀리에 첩보 활동을 하는 정부 기관, MSG의 첩보원으로 발탁된 것! 두 사람에게 주어진 첫 번째는 미션은 다음과 같다. 첩보국을 위험에 빠뜨리려는 극악무도한 악당, 불독 국장님에게 협박 편지를 보낸 범인을 검거하라!

맛깔나는 이야기 솜씨에 그림까지 잘 그리는 팔방미인, 볼로냐 라가치 상을 수상한 '강경수' 작가가 어린이를 위해 쓴 본격 판타지 첩보 액션물이다. 다 큰 어른이지만 아직도 초등학생 남자아이처럼 장난기 많을 것 같은 그가 자신이 좋아하는 모든 것을 쏟아 부어 만든 책이다. 그 신나고 흥분되는 감정이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 만화책 같기도 하고 동화책 같기도 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불허의 스토리에 어이 없을 정도로 독특한 유머감각. 어라? 이 즐거움 왠지 낯설지가 않다. <나무 집> 시리즈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막강한 재미를 보장한단 말이다. 엄마와 아들, 시공간을 초월해 연결되는 특별한 관계에 대한 묘사도 가슴 찡하다. 정말로 다행인 것은 여기서 끝이 아니라 코드네임 X의 활약이 다음 편에서 계속될 것이라는 점! - 어린이 MD 이승혜
이 책의 첫 문장
안녕! 만나서 반가워! 앞에서도 만났지만 이렇게 또 보니 진짜 좋다.

이 책의 한 문장
강파랑 요원, 잘해 줬어. 이번 임무에서 대단한 활약을 했어. 네가 없었다면 힘들었을지도 몰라. 그러면서 엄마가 내 모자에 X마크가 새겨진 배지를 달아줬어. "이제 너도 MSG의 정식 첩보원이 됐으니 어울리는 코드네임이 있어야지. 너한테는 'X'가 어울리는 것 같아." "X? 무슨 의미인데?" "수학에서 미지수 X를 뜻해. 지금은 어설프지만 너한텐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엿보이거든. 그래서 아직 알 수 없다는 뜻의 미지수 X. 이제부터 그게 네 코드네임이야." "음, 왠지 마음에 들어. 코드네임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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