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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빌리의 노래 인간증발 어느 노과학자의 마지막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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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 속에서 일어선 한 청년의 진솔한 기록"
힐빌리의 노래
J. D. 밴스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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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쇠락한 공업 지역인 러스트벨트에 사는 백인 노동 하층민을 '힐빌리'라 부른다. 힐빌리 출신의 저자는 <힐빌리의 노래> 단 한 권의 책으로 단숨에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책은 정신적.물질적 빈곤에서부터 이혼, 폭력, 마약 중독에 이르기까지,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지역에서 자란 그가 어떻게 예일대 로스쿨을 거쳐 성공의 길을 걷게 되었는지, 기나긴 삶의 궤적에 관한 담담한 기록이다.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이 책은 감동적인 성공담에 무게를 두지는 않는다. 문화와 교육에서 소외되고, 가족 관계가 붕괴된 환경 속에서 '학습된 무기력'에 빠진 채 일찌감치 미래를 포기해버리는 힐빌리의 민낯과 문제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엘리트 세상으로 옮겨간 저자는 '문화적 이주자'의 시각으로, 가진 자와 없는 자, 교육을 받은 자와 받지 못한 자, 상류 계층과 노동 계층의 차이점을 보여주며, 빈곤층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도울 방법들을 모색하고, 정책적인 대안과 비전까지 제시한다. - 에세이 MD 송진경
이 책의 첫 문장
내 이름은 J. D. 밴스다. 이 책이 독자의 손에 들려 있다는 게 어딘가 우스꽝스럽다는 생각이 들어서 우선 고백으로 글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추천사
나는 전부터 <힐빌리의 노래>를 굉장히 읽고 싶어했는데, 이 책이 미국 정치에 미친 영향 때문만은 아니다. 아내와 나는 경제 사다리의 밑바닥에 있는 미국 국민이 어떻게 해야 위로 올라갈 수 있을지(전문가들이 빈곤 탈출이라고 부르는 현상)에 관해 수년간 공부하고 있다. <힐빌리의 노래>는 많은 데이터를 포함한 책이 아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가난의 원인이 되는 문화의 다면적인 성격과 가족의 중요성에 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다. 나는 이 책이 단순히 주목할 만한 책이 아니라 굉장히 훌륭하기까지 한 책이라는 사실에 놀랐다. _ 빌 게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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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에 관대하지 않은 사회가 다다른 곳"
인간증발
레나 모제 지음, 스테판 르멜 사진, 이주영 옮김 / 책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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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1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사라진다? 그것도 스스로? 일본에서는 정말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한다. 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이런 현상을 일본에서는 ‘증발’이라고 부른다. 그야말로 흔적도 없이 사라져 돌아오지 않는 이들. 이 가운데 3만 명 남짓한 이들이 자살로 세상을 떠나니, 나머지 7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은 공식적으로는 사회에서 보이지 않지만, 드러나지 않는 어딘가에서 숨을 쉬며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겠다.

그들이 증발한 이유는 여럿이다. 취업 실패, 시험 낙방, 이혼이나 퇴사 등 사회에서 관문과 책임으로 정해놓은 기준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느꼈을 때, 주변과 사회로부터 쏟아지는 압력을 더는 견디지 못하고 수증기처럼 증발해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같은 세상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게 가능할까, 가족은 그들을 찾을 수 없었을까 찾지 않았을까, 그들은 언젠가 돌아올 날을 기대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끊이지 않는 궁금증을 풀기 위해 수 년에 걸쳐 세상 아닌 세상으로 뛰어들어 담아낸 그들의 목소리에서, 실패에 관대하지 않은 사회가 다다른 곳을 확인한다. 그곳은 사회가 압박하는 책임만 가득할 뿐 사회가 맡아야 할 책임은 고려되지 않는, 사회가 증발한 곳이었다. - 사회과학 MD 박태근
이 책의 첫 문장
달빛도 없는 캄캄한 밤.

이 책의 한 문장
“더 이상은 못하겠더군요. 저녁 7시가 넘어도 돌아갈 수 없었어요. 전에는 퇴근 후 상사나 동료들과 한 잔 하러 가곤 했으니까요. 길에서 시간을 때우다가 아내와 집에 돌아갔는데 아내와 아들이 의심하는 것 같더군요.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더 이상 가져다줄 월급도 없었고요.” 원래 같으면 월급을 받았을 그 날, 노히리로는 말끔히 면도하고 아내에게 다녀오겠다는 인사를 한 후에 평소에 타던 지하철을 이용했다. 하지만 평소와는 다른 방향이었다. 그는 그렇게 지하철을 타고 증발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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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 없는 어둠"
어두운 범람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서혜영 옮김 / 엘릭시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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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회 일본 추리작가협회상 단편 부문 수상작인 표제작을 포함한 단편집. 일본 미스터리계에서 꾸준히 활동 중인 와카타케 나나미의 신작이다. 와카타케 나나미는 아무리 어두운 소재를 다루더라도 분위기가 어느 이상으로 어두워지는 일이 없는데, 아무래도 간결한 정황 묘사와 더불어 음험한 인간 군상의 내면을 직접 묘사하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일 것이다. 마치 소년 탐정 코난이 등장하는 세계와 비슷하다고 할까. 와카타케 나나미의 세계에서 악은 존재하기는 하지만 특정한 경계 바깥에 있고, 독자들은 그 경계 안에서 '괜찮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 세계는 호러-스릴러와는 완전히 다른 곳이다. 악에게 정서적으로 침범당할 여지가 없는 깔끔한 세계다.

이번 단편집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이번에 등장하는 '탐정'들 중에는 그 자신이 대단한 스트레스에 함몰돼 불안을 노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럴 때조차 어둠은 작품 속에 내려앉지 않은 채(또는 내려앉기 전에) 이야기는 끝난다. 그렇다고 신본격 미스터리 풍의 기발한 트릭이 나오냐면 그렇지도 않다. <어두운 범람>은 담백하다. 트릭은 간결하고 반전은 성실하다. 어느 한쪽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보다는 심적 부담 없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미스터리다. 이런 방향 설정은 꽤 현명한 선택 같다. 어떤 장르건 매니아들을 흡수하는 세부 장르들이 존재하며, 그 바깥에는 자신의 취향을 아직 확실히 하지 않은 팬들이 많다. 주로 해당 장르의 고전 소설들이 이들을 흡수하며 각각의 세부 장르들로 안내해 주지만, 동시대 창작물들 중에서도 그런 역할을 가진 작품들이 꾸준히 나와 주면 좋을 것이다. 와카타케 나나미는 그런 면에서 잘 해내고 있다. 미스터리 장르 초입의 난망한 교통 흐름을 잘 안내해주면서 부담없이 그 매력을 전달해 준다. 잠들기 전에 읽어도 전혀 심란하지 않은 추리소설로, 조금 특별한 의미에서 권해 드린다. - 소설 MD 최원호
이 책의 첫 문장
발을 내디딘 순간 등뒤에 바람을 느꼈다.

작가의 말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미스터리 단편에는 세 가지 필수 요소가 있다. 원고지 50매에서 70매 정도의 길이에 적어도 두 번 이상의 반전, 독자들이 알아차리지 못할, 하지만 인상적인 복선, 그리고 세상이 뒤집힐 만큼 강렬한 마무리.

-와카타케 나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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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과학자의 조언, 항상 새로운 실수를 하라"
어느 노과학자의 마지막 강의
프리먼 다이슨 외 지음, 드와이트 E. 노이엔슈반더 엮음, 하연희 옮김 / 생각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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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에서 교양 강좌로 개설된 ‘과학, 기술, 그리고 사회’는 강좌 이름처럼 단조로운 수업이 아니다. 이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12주 동안 <프리먼 다이슨, 20세기를 말하다>를 읽고 토론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나온 의견과 질문을 정리해 저자 프리먼 다이슨에게 편지를 보내고 곧 답장을 받고 다시 편지를 보내며 이야기를 나눈다. 1993년 시작된 이들의 편지는 무려 2014년까지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프리먼 다이슨은 1923년생으로 살아있는 물리학자 가운데 손꼽히는 석학이다. 그가 일흔이 넘은 나이에 대학생들과 소통하며 나눈 대화는 그의 인생만큼이나 길고 넓고 깊은데, 다이슨이라는 특이한 성이 청소기 회사 다이슨과 연관이 있느냐는 엉뚱한 질문부터 2차 세계대전에 참여한 민간과학자로서 회한을 듣고 싶다는 아픈 질문, 과학과 종교의 갈등과 타협, 인간과 사회의 미래까지 끝없이 이어지는 질문 속에서, 프리먼 다이슨이 반복하여 강조하는 답변은 이것이다. 90세가 되었다고 더 현명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성급한 결정을 피하고 필요할 때 경로를 바꿀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해야 한다. 그래서 항상 새로운 실수를 하자, 세상을 지금보다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 인문 MD 박태근
이 책의 첫 문장
1993년, '과학, 기술, 그리고 사회'의 수강생 마흔여섯 명은 12주 동안 《프리먼 다이슨, 20세기를 말하다》를 읽으며 토론했다.

추천의 글
살아가는 방식의 틀을 강요하지도 않고, 과학기술 관련 수업은 이래야 한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분명 우리 삶에 활기와 영감을 불어넣어주는 책이다.(던 레먼스, 미국 캔자스 주 베텔 대학 명예교수)

이 책에는 학생들과 진정한 스승이 나눈 소통이 담겨 있다. 마치 소크라테스와 그 제자들을 보는 듯하다. 과학을 미워하거나 사랑하는 이유들, 환경 문제, 경제, 사회, 종교의 무장화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한 다이슨 교수의 생각이 깊이 담겨 있다.( <초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