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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와서 날개라 해도 꽁치가 먹고 싶습니다 아직, 불행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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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의 이유를 묻는 새로운 교양만화의 탄생"
오리진 1. 보온
윤태호 지음, 이정모 교양 글, 김진화 교양 그림 /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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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의 윤태호 작가가 교양만화를 그린다! 100권에 이르는 대형 시리즈다! 그리고 첫 권 주제가 ‘보온’이다! 윤태호 작가가 ‘세상 모든 것의 기원’을 탐구하겠다며 시작한 ‘오리진’을 두고 놀라운 소식이 연이어 도착했다. 그의 목표와 지향이 지식과 정보를 깔끔하고 흥미롭게 전하는 교양 만화가 아니라는 정도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으나, 미래에서 온 로봇과 망한 과학자가 만나는 이야기로 생명의 기원과 전개 그리고 미래를 함께 담아내며 이야기를 시작할 줄은 몰랐고, 연재를 읽으면서도 ‘보온’이라는 주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증이 풀리지 않았다.

책은 1부 오리진 만화와 2부 오리진 교양으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로봇 '베타'가 사람들을 겪으며 열의 의미와 보온의 중요성을 깨닫고 비활성화되었던 생각 ‘연민’을 깨우는 과정이 그려지는데, ‘봉투’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으며 “같은 따스함이면 같아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남긴다. 2부에서는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이 생명의 탄생과 진화에서 열과 보온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지구 온난화로 이야기되는 지구의 보온은 어떤 상황인지 설명하며, 인류, 생명, 지구라는 관점에서 보온을 들여다본다.

지식의 양보다는 지식의 이유를 묻고 답을 찾고자 하는 관점이 눈에 띄고, 그것으로 어떻게 성숙하며 살아갈 것인지 되묻게 하는 힘이 드러나는 출발이다. 시리즈는 에티켓, 돈, 상대성이론, 지도, 노화 등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세상 모든 것의 기원'에서 시작한 시리즈가 꾸준히 이어져 '오리진의 결말'을 보게 되길 기원한다. - 인문 MD 박태근
작가의 말
사실 나도 놀랐다. 우주, 지구, 자연, 생명 등 거대한 것들을 놔두고 고작 보온이라니. 그런데 바로 이 이점에서 윤태호 작가의 통찰력이 엿보인다. 열은 생명의 기원이자 조건이다. 열을 지키는 보온은 생명을 지키는 일이다. 보온은 세상 모든 것의 기원이다. 이렇게 보니 ‘세상 모든 것의 기원’을 다루는 <오리진> 시리즈의 첫 권 주제가 보온인 것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더위에 고생하고, 추위에 목숨이 위태로운 사람들이 너무 많다. 세상 모든 이를 안아주자. 우리 가슴에 봉투의 마음을 품자.(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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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시간은 느리게 흐른다"
이제 와서 날개라 해도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엘릭시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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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에 처음 발표된 고전부 시리즈는 올해로 17년차에 이르렀다. 물론 고전부원들은 아직 고등학생이다. 고교생들의 시간은 느리게 흐른다. 어쩌면 작가가 종결을 선언하는 그날까지 이 사랑스러운 캐릭터들과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을까. 소년 탐정 코난이나 에드 맥베인의 87분서 시리즈에 등장하는 형사들처럼 말이다. 그러나 고전부의 시간은 느리긴 해도 확실히 흘러가고 있다. 이번 단편집은 주인공들이 고교생활에서 맞는 두 번째 여름까지를 다룬다. 고교생활의 절반이 지나간 셈이다. 여기까지 오는 데 17년이 걸렸으니까 현실 세계(?)에서 앞으로 17년쯤 더 지나면 호타로와 친구들은 졸업할지도 모르겠다. 미래는 아무도 모르는 거지만.

사람은 나이가 들 수록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처럼 느낀다고 한다. 고교생들은 아직 젊어서 이들의 시간은 상대적으로 느리게 흐른다. 이 어리고 젊은 친구들은 아직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 지 확신하지 못한다. 많은 가능성이 열려 있고 그 가능성들이 서로 얽히면서 이들의 현재를 두 배 세 배로 증폭시킨다. 현실은 여러 가능성의 숫자만큼이나 여러 차례 체감된다. 스스로의 변화를 감지하고 그 변화의 가능성 앞에서 망설이는 고전부원들은 이제 새롭게 발견한 과거와 오늘 해야 할 결심과 그 결심들이 초래할 미래들을 모두 떠안은 채 느린 발걸음을 내딛는다. 입학한 뒤로 겨우 일년 반이 지났을 뿐이지만 고전부원들은 모두 겉보기와는 달리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다. 어쩌면 생각과는 다른 사람이 되어버릴지도 모르는, 아직 다 만들어지지 않은 '나'의 오늘이 그렇게 짧을 수는 없겠다. 고전부의 독자들은 이 고민들을 오래도록 함께 바라봐오고 있다. 우리의 어떤 일 년도 마치 십 년처럼 많은 것들을 감당해 왔던가를 생각하면서.

시리즈의 전개에 대한 이야기가 길었지만 고전부는 여전히 고전부의 본분을 지키고 있다. 추리소설의 고전적 플롯을 충실히 따르는 단편들이 깔끔한 전개에 담겨 있고, 사건 틈틈이 펼쳐지는 풍경과 단상들은 조금 지친 주인공들을 쉬어가게끔 돕는다. 이 시리즈는 확실히 자신의 스타일과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오고 있다. 이대로 아주 오래 호타로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 소설 MD 최원호
이 책의 첫 문장
지나간 일은 기억에 남겨두지 않는 편이다.

책 속에서
그러다가 문득 기억났다. 그때 누나가 내 머리카락을 마구 헝클어뜨리며 덧붙였던 말을.―분명 누군가 네 휴일에 마침표를 찍어줄 테니까.

-p.325 '긴 휴일'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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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인 명감독이 남긴 글들"
꽁치가 먹고 싶습니다
오즈 야스지로 지음, 박창학 옮김 /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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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 야스지로는 생전에 많은 글을 남기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에 나온 <꽁치가 먹고 싶습니다>는 전설적인 명감독 오즈 야스지로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특히 소중한 책이다. 우선은 수필들이다. 짧은 시간에 써내 신문에 실은 단상들, 군인으로 징집돼 중국에서 지내며 쓴 일기들이 책의 전반부를 구성한다. 감상에 함몰되지 않고 자신이 관찰하는 세계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오즈의 스타일을 글에서도 느낄 수 있다.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도, 더러운 음식을 먹으며 강행군을 계속하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오즈 특유의 거리감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여담이지만 그의 전쟁 중 일기에는 조선인과 지나(중국)인 위안부들이 언급된다. 불현듯 어두운 역사가 확 밀려오는 순간이다. 오즈가 1930년대에 신문에 쓴 단상들이 더없이 말끔했음을 생각하면 마음이 복잡해지기도 한다.

2부라고 할 수 있는 책의 나머지 절반은 그의 본진이라 할 수 있는 영화와 연결돼 있다. 우선은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에 대한 자기자신의 단평들이 독자들을 맞이한다. 꽤 유쾌하면서도 냉소적인 데가 있다. 그가 성공적이라고 생각했던 연출과 그렇지 않은 연출들을 보면서 독자들 자신의 평가를 그와 견주어보는 것도 재미있다. 그러고 나면 (보통 '동경 이야기'라고 많이들 쓰는) 영화 '도쿄 이야기'의 감독용 각본을 만날 수 있다. 실제 영화와 차이가 꽤 있어서 감독이 어떤 이야기를 왜 들어내고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다. 위대한 영화의 각본을 소장한다는 즐거움은 기본이다. 꼭 현재 오즈 야스지로의 팬이 아니더라도 영화를 사랑하거나 사랑하고 싶은 독자들은 이 책을 꼭 접해보기 바란다. 언제 그의 영화를 접하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영화를 좋아하면서 오즈 야스지로를 싫어하기는 무척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 소설 MD 최원호
이 책의 첫 문장
어디라도 좋다. 촬영소가 있는 신개발 구역-싸구려 분가루와 말똥.

추천사
앞으로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은지, 어떤 감독이 되고 싶은지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늘 오즈 야스지로를 떠올린다. 보고 또 봐도 새로운 재미와 감동을 안겨주는 데다, 인생의 아름다움과 덧없음을 동시에 발견하게 하는 오즈의 영화를 사랑하지 않을 도리는 없으니깐. 그래서 늘 궁금했다. 일평생 그런 독자적이고 놀라운 작품을 고집스레 만들어온 오즈는 실제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는 매일 누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무엇을 보고 듣고 느끼며 살아갔을까. 그런데 드디어 이 책을 통해 인간 오즈를 만난다. 그의 진짜 목소리를 듣고, 진짜 생활을 엿본다. 자신의 일상과 세계를 차분히 관찰해 담담한 어조로 기록한 오즈의 글을 읽다 보면 때로는 은근한 미소가 떠오르고, 또 때로는 복잡한 심경을 금할 수 없다. 그도 모두와 같은 실수를 하고, 모두와 같은 문제로 고민하는 보통의 인간이라는 사실에 왠지 모를 위로와 깊은 안도감을 느낀다. 하지만 늘 여유와 유머를 간직하면서도 일관되게 사려 깊고 진지한 그의 시선과 태도에는 새삼 경탄하고 만다. 역시 오즈다.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윤가은 (영화 '우리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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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통씨의 퇴사 이후의 삶에 관하여"
아직, 불행하지 않습니다
김보통 지음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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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만자> <DP 개의 날> 김보통 작가가 이번에는 만화가 아닌, 생애 첫 에세이로 독자들 앞에 섰다. 그는 만화가가 되기 전, 대기업 회사원으로 4년을 지냈고, 퇴사 후에는 퇴사자 김보통씨로 살았다. 책은 불행에 가까운, 퇴사 이후의 시간과, 만화가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들에 관한 진솔한 기록이다.

IMF로 망해버린 가난한 집안의 맏아들이었던 작가에게 아버지는 '대기업에 가야 사람처럼 살 수 있다' 고 말씀하셨다. 아버지의 소원을 마침내 이뤄냈으나, 4년 후 아버지는 암으로 돌아가시고, 그는 회사를 그만두었다. 대책 없이 퇴사했기에 막막하고 외로운 나날들을 보내며 방황했다. 작가는 긴 방황의 여정과 그 안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진솔하게 들려주고, 마침내 그가 깨달은 중요한 한 가지 사실을 고백하며 글을 맺는다. 수많은 이들이 입을 모아 '너는 망할 것이며 결국 불행해질 것이다'라고 예언했지만, 다행히 대한민국의 보통사람 김보통씨는 아직도 불행하진 않다고. - 에세이 MD 송진경
이 책의 첫 문장
어린 시절, 아버지는 어디선가 폐차 직전의 봉고차를 얻어와 무면허로 몰고 다녔다.

이 책의 한 문장
열기가 느껴지는 오븐을 바라보며 식탁에 앉은 채 나는 '대학원 준비는 그만두자'고 생각했다. 진지하게 준비하고 있던 것도 아니지만, 본격적으로 그만두기로 했다. 하는 김에 다른 애매한 것에 희망을 거는 일도 그만두었다. (중략)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지금처럼 살아가면 될 일이다. 가진 것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만들 수 있는 것을 만들자. 브라우니를 만들 듯 살아가기로 했다. 언제까지 태평하게 브라우니를 만들 수 있을지 모르는 일이지만, 걱정하지 말자. 불안하고 두려울 때도 오겠지만, 이젠 내겐 브라우니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