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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번째 파도 인플레이션 와비사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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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일에 대해"
아홉번째 파도
최은미 지음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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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미 첫 장편소설. 믿음직한 단편소설을 발표하며 젊은작가상을 연달아 수상한 작가가 이야기의 힘이 느껴지는 장편소설로 출사표를 냈다. 포자처럼 퍼지던 <창 너머 겨울> 속 가려움의 이미지를 기억하는 독자라면, 어찌할 바를 모를 도덕적 딜레마에 빠져 "불순한 삶에 붙들린 채 빠져나갈 길이 없다는 사실"만을 되뇌던 이야기, <눈으로 만든 사람>의 막막함을 기억하는 독자라면 이 이야기의 끈적함이 반가우면서 새로울 것이다. 이 이야기는 최은미식 심리소설인 동시에, 최은미식 사랑 이야기이기도 하다.

동해안의 소도시 척주. 18년 전 '자살'로 마무리 된 동진 시멘트 회사 임원의 죽음이 있었다. 그의 딸인 송인화는 척주시 보건소에서 근무하던 중 막걸리를 먹고 사망한 노인의 일로 경찰의 방문을 받는다. 석회광산에 얽힌 의문의 죽음들, 핵발전소 건설을 둘러싸고 찬성파와 반대파가 도시를 갈라놓고, 약을 먹지 않고는 노인들은 잠들 수 없고, 사람들은 자꾸 사라진다. 이 죽음들에 얽힌 비밀을 향해 걸어가면서도, 서상화와 윤태진이라는 두 인물로 인해 발발하는 마음의 파도를 송인화는 피하지 않는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일, 함께 파도를 향해 걸어가는 일에 관해 이야기하는 절실함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첫 문장
도로의 길이는 4.8킬로미터였다. 산 끝에 절벽이 있었고 도로는 그 위로 나 있었다.

책 속에서
철문이 닫힌 축협 창고를 지나 누군가 걸어왔다. 걸음걸이만 봐도 송인화라는걸 알 수 있었다. 송인화는 가로등 옆에 서 있는 서상화한테로 곧장 걸어왔다. 약국에 있을 시간에 무슨 일이냐는 말 같은 건 묻지 않았다. 송인화는 서상화의 얼굴을 살피더니 그대로 서상화를 안았다. 서상화는 몸을 기대며 송인화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그러고는 울었다. 머리를 감싸는 송인화의 손이 따뜻해서 울었다. 오늘이 얼마나 이상한 하루였는지 다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울었다. 차들이 지나갔고 창문들이 열렸다가 다시 닫혔다. 어깨가 다 젖는데도 송인화는 더 울어도 된다는 듯 서상화의 머리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코끼리 귀에서 흙먼지가 날아올 때마다 서상화는 송인화의 등을 더 당겨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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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있는 한 결코 끝나지 않을 게임"
인플레이션
하노 벡.우르반 바허.마르코 헤으만 지음, 강영옥 옮김 / 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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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이 물가상승을, 디플레이션이 물가하락을 뜻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화폐 가치의 하락이라는 관점에서 인플레이션을 바라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인플레이션은 개별 재화의 가격 상승 문제 즉, 학교 앞 짜장면이 얼마였었네, 배춧값 때문에 김장을 못하겠네, 하고 말 문제는 아닌 것이다. 화폐 가치의 하락은 곧 실질 소득의 감소를 의미한다. 우리는 이 관점으로 노후와 미래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은퇴 후 매달 몇십만 원씩 수령하기 위해 다달이 연금보험에 불입하는 것이 과연 의미 있는 일일까. 원금을 빨리 갚는 것이 정말 유리할까. 은행에서는 왜 체증식 상환을 선호하지 않을까. 1980년의 만 원이 지금의 만 원과 다르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는 우리는 지금의 만 원이 2040년의 만 원과 다를 거라는 걸 쉽게 인지하지 못한다. 독일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저자 하노 벡이 책 서두에서 '사람들은 인플레이션이 끼칠 타격을 우습게 생각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돈과 함께 시작된 인플레이션의 역사는 2천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책은 그 역사를 훑으며 오늘에 이른다. 그리고 무시할 수 없는 결론과 마주하게 된다. 일시적 디플레이션 조짐들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을 빗겨간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는 부동산 불패론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국가는 돈을 계속 찍어내며 화폐의 가치를 조작해왔다. 우리는 돈을 찍어내는 '권력'의 인플레이션 게임에 속수무책으로 당해야만 하는 걸까. 하노 벡은 투자자가 아닌 경제학자의 입장에서 그 대응책도 함께 내놓는다. 맹목적인 저축과 현금 보유는 노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므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아우르는 이 책은 깊이와 재미를 모두 잡은 경제 교양서로, 독일 최우수 경제경영 도서상을 두 번이나 받았다는 그의 필력이 느껴진다. 세계대전 이후 사상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었던 독일인의 구구절절함은 경종을 울리기에도 충분하다. - 경영 MD 홍성원
이 책의 첫 문장
첫 번째 사건은 6월 21일 베를린의 한 지방 은행에서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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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원하는 삶이 여기에 있다"
와비사비 라이프
줄리 포인터 애덤스 지음, 박여진 옮김 / 윌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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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포크에서 시작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키워드는 소박하고 따뜻한 '휘게'를 거쳐 넘침도 부족함도 없는 '라곰'에까지 이르렀다. 자연스러운 삶 '와비사비'는 이 트렌드의 흐름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행복에 관한 또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와비사비는 일본어인 와비와 사비라는 두 단어가 합쳐져 하나의 개념이 된 말이다. 와비는 단순함, 겸손함, 자연과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을 의미하며 사비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생기는 정취를 말한다. 이렇게 두 말을 합하면 단순하고 겸손하며 알 수 없고 덧없는 것 속에서 조화와 기쁨을 발견하는 정서라는 의미가 된다. 이 책은 일본에서 시작된 이러한 흐름이 덴마크, 캘리포니아, 프랑스 등등의 세계 곳곳에서 어떻게 발견되는지 따스한 글귀와 사진으로 정리했다.

어쩌면 행복은 너무 사소한 것일지도 모른다. 낡은 머그컵에 가득 채워진 모닝커피 한 모금이 하루의 에너지가 되고, 책 한 귀퉁이에 적혀 있는 오래전 그의 글씨에 가슴이 설렌다. 킨포크, 휘게, 라곰, 그리고 와비사비는 명확한 정답이 없는 말들이다. 그 정답을 우리가, 우리의 삶에서 만들어 가야 하기 때문이다. 2017년의 끝자락, 당신에게 와비사비 라이프를 권한다. - 요리 살림 MD 도란
추천의 글
와비사비는 동서양을 아우르는 자연스러운 삶의 비결이다. 고요하고 단순하고 싱그럽고 느긋한 삶. 우리는 누구나 그런 삶을 원한다. 유행에 뒤처진 낡은 공간이나 물건에서 평소 무심히 지나쳤거나 과소평가했던 순간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했다면 그 모든 순간이 '와비사비'다. 완벽함이라는 겉치장을 버리지 못할 때 '와비사비'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야말로 인생에 가장 큰 만족감을 준다는 단순한 사실을 일깨워준다. 부디 와비사비에서 삶의 기준을 찾기를.
(네이선 윌리엄스, <킨포크> 잡지 창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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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둘, 아빠 넷, 그리고 48마리 고양이"
두 배로 카메라
성현정 지음, 이윤희 그림 / 비룡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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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비룡소 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찰칵, 셔터를 누른 순간 피사체가 두 배수로 늘어난다. 고양이 한 마리가 두 마리로 두 마리는 다시 네 마리로 심지어는 엄마, 아빠까지도! 우연히 손에 넣은 카메라로 인해 거짓말 같은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똑같은 얼굴, 똑같은 목소리를 가진 두 사람의 엄마, 네 사람의 아빠, 48마리 고양이와 함께 시작된 이상한 동거. 눈으로 확인하고도 믿을 수 없는 이 대가족의 실체는? 영혼을 가진 엄마 아빠는 단 한 사람, 나머지는 카메라가 만들어 낸 허상, 즉 풍선들이란다. 교묘하게 변장한 풍선 엄마 풍선 아빠를 물리치고, 진짜 엄마 아빠를 찾아낼 기회는 단 한번 뿐.

겉으로는 무신경한 듯 보여도 늘 관심있게 아들을 지켜보던 아빠, 아들의 고민을 몰라준 게 미안한 엄마, 발소리만 듣고도 뛰쳐 나와 식구들을 반겨주는 귀여운 고양이. 예측 불허의 가족 찾기 대소동은 가족의 고마움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의미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주인공이 무사히 엄마 아빠 품으로 돌아가길 응원하면서, 나라면 과연 진짜 가족을 가려낼 수 있을까 상상해본다. 그러니 평소에 주의 깊게 관찰하는 습관을 들여보자. 무엇보다 소중한 나만의 진짜 가족을 언제 어디서든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 어린이 MD 이승혜
이 책의 첫 문장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어.

이 책의 한 문장
나는 화가 나서 나도 모르게 카메라에 눈을 대고 아빠의 얼굴을 찍었어. 지이잉 차락. 그러자 다시 플래시가 퍽 하고 빛을 냈어. 눈이 부셔서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았지. 천천히 눈을 뜨자 멍한 얼굴의 아빠가 굳은 듯이 서 있는 모습이 보였어. 그 옆에도 아빠가 있었어. 똑 같은 얼굴의 아빠. 아빠가 둘이 된 거였어! 나는 나도 모르게 한 발 뒤로 물러섰어. 아빠들은 천천히 서로의 얼굴을 쳐다봤어. “이게 어떻게 된 거지?" 한 아빠가 말했어.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다른 아빠가 말했어. …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아빠1과 아빠2가 화난 얼굴로 날 보고 외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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