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 나는 한 번도 키워 본 적 없는 병아리가 생각난다. 삐악삐악 소리가 들리는 것 같고, 까만 구슬 같은 눈망울이 보고 싶고, 급기야 두 손에 전해지지 못했던 온기가 그립다.
그럴 때면 여기 저기가 많이 간지럽다. 머리를 긁적긁적, 다리를 벅벅 긁어 본다.
그래도 가렵다.
노트를 꺼내 연필로 가려운 생각들을 긁는다.
사각사각사각.
간지럽던 마음을 긁었더니 동시가 나왔다.
병아리가 뒤뚱거리고, 고래가 하품을 하고, 할아버지가 검은 봉다리를 흔들며 마중 나오는 이야기가 공책 한가득 채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