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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오카자키 교코 (岡崎京子)

최근작
2023년 10월 <치와와>

리버스 에지 River’s Edge

그들의 학교는 강변에 있고, 이 강은 하구와 가까워서 강폭이 넓고 느릿느릿 흘러 악취가 난다. 진흙이나 쓰레기, 박테리아, 배수구에서 나오는 공업 및 생활 폐수를 잔뜩 머금은 끈적한 강물이다. ......개발되지 않고 버려진 강변에는 미역취가 무성하게 자라 있고, 고양이 사체가 종종 굴러다닌다. 그들은 이런 곳에서 만난다. 사고처럼 만난다.

치와와

하늘을 올려다보다 -맺음말을 대신하여 그날은 밤을 새워 일하다가 겨우 정신을 차렸더니 시곗바늘이 4시를 지난 참이었다. 이시이 유코가 일을 도와주려고 와 있었다. 지칠 대로 지쳤는데도 전혀 졸리지는 않았다. 이시이도 그런 모양이었다. 커피라도 마시려고 밖으로 나가봤다. 인적 드문 밤거리를 지나 도넛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그렇지, 거기 가보는 거 어떨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동네에서 가장 높다란 맨션에 몰래 들어가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흠칫흠칫 떨며 정문을 지나 유리문을 열었다. 관리인실을 곁눈질로 살펴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최고층 버튼을 눌렀다. 덜컹 하던 기계음. 손에는 따끈한 도넛과 뜨끈한 커피를 든 채였다. 문이 열렸다. 숨죽여 통로를 꺾은 우리의 눈앞에 새벽 도쿄의 풍경이 펄쳐졌다. 짙은 남색부터 옅은 푸른빛, 그러다 붉은빛으로 이어지던 그러데이션… 구름은 한 점도 없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읊조렸다. 좋은 아침이다, 좋은 아침이야. 그런 아침을 본 게 언제였더라?(벌써 10년은 지난 옛일인가.) 이 단편집을 엮기 위해 만화를 다시 읽어보고 새롭게 그리면서 새삼스레 생각한 게 있다. 사람이란 다양한 것을 무서워하는 존재라는 것.(사람에 따라 공포의 종류와 강도는 다르겠지만.) 나로 말하자면, 나 스스로가 많은 것들을 더는 무서워하지 않기 위해서 이 만화들을 그렸다. 요즘도 종종 그날의 새벽녘을 떠올린다. 1996년 3월 31일 오카자키 교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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