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즉, 지금으로부터 3년전 내가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곳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들어온 모 신문사 산하의 연구소였다. IMF하에서 취직을 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을 때, 나는 친구들의 부러움을 뒤로 하고 부푼 가슴을 안고 연구소에 출근했다.
조용한 연구환경, 새로 배정 받은 책상, 그리고 새 컴퓨터, 새 필기도구 까지. 내가 꿈꾸던 완벽한 연구환경 이었다. 나는 주위를 둘러 다니면서 여러 선배들에게 대충 인사를 끝낸 다음 책상으로 돌아와서 앞으로 무엇을 연구하는 게 좋을 것인가를 생각했다.
" IMF 이후 우리나라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아냐. 좀 더 멋있는 주제로..."
" 강성범씨 !"
" 네 ?"
"이리 좀 와서 이것 좀 봐주실래요?"
"그래, 그동안 대학원에서 갈고 닦은 나의 분석능력을 보여주자 !"
그러나 이러한 나의 부푼 꿈은 5초도 채 가지 않아 무참히 깨지고 말았다. 그분은 나에게 정확히 이런 말을 했다.
"여기 이 동그라미에 빨강색이 더 어울릴까, 아님... 파란색이 더 나을까?"
"아.., 저... 빨간색.., 아니.., 파란색이 더 보기가 좋을 것 같은데...요."
"그래? 음... 역시 신세대라 색깔 감각이 있구만. 그리고 이거 이번주까지 Power Point로 정리 좀 해서 줄래요?"
그러더니 나에게 약 300장 정도의 문서를 건네주었다. 난 정말로 열심히 읽고 또 읽었다. 자료에 있는 내용뿐만 아니라 인터넷도 열심히 뒤져서 다른 자료들도 찾아내서 보완하고 수정하는 반복을 일주일 내내 계속했다.
"정리 다 했죠?"
"아.. 예!"
"그럼 좀 봅시다. 그분은 또다시 정확하게 이런 말을 했다."
"어... 이거 글씨가 왜 이렇게 작지? 그림이 하나도 없네... 오타도 많군..."
허걱...ㅡㅡ;;
"글씨 크기가 들쑥날쑥이네... 너무 빽빽하게 글씨만 많은데?"
내 얼굴은 점점 벌개져 갔다.
"Power Point로 문서작업 하는 거 부터 배워야겠는데?"
토요일 저녁에 취직했으니 한 잔 사라는 친구들을 뒤로 한 채 나는 컴퓨터 앞에서 Power Point와 열심히 씨름을 하고 있었다. 열심히 동그라미를 그리고 색깔을 집어넣고 있는데 컴퓨터 그래픽을 하는 누나가 내 옆으로 다가왔다.
"야... 그 그림 포토샵으로 만들면 이쁘겠다"
그림이 이뻐진다는 말에 나는 순간 귀가 솔깃햇다. 그리고는 바쁜 누나를 졸라서 주말내내 열심히 포토샵을 배웠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그 상사가 시킨 그 작업을 이번에는 보란듯이 멋있게 했다.
"이야... 그림이 예술이구만... 정리 잘 했네?"
정작 그분은 내용을 읽어보지도 않고 나에게 잘했다고 칭찬을 했다. 그리고는 그 자료를 가지고 여러 높으신(?) 분들을 대상으로 직접 Presentation을 하였다.
2000년 봄, 연구소를 박차고 나와서 Data Mining Solution을 개발하고 컨설팅을 하는 벤처회사로 옮기게 되었다. 전에는 하라는 것만 하면 되는데 반해, 이곳에서는 본연의 Data Mining 업무는 물론, 각종 프리젠테이션 기획부터 자료수집, 분석, 발표 자료용 파워포인트 작성까지 모든 것을 도맡아야 했다.
때마침 회사가 창업한지 일주일도 안된 터라 회사소개, 투자유치, 각종 프로젝트 제안 및 프로젝트 최종발표 등 온갖 다양한 분야의 PT(Presentation)자료의 기획과 작성, 발표를 맡을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주어졌다.
본 책으로 인해서 보다 멋있는 발표문서를 기획하고 작성, 발표함으로써 여러 사람들에게 자기 자신을 100% 표현하고 인정받을 수 있다면 본인은 그것으로 만족한다. 만약 다른 책들과 비슷한 구조로 이 책을 쓰려고 했으면 애당초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나 자신뿐만 아니라 이 책을 보는 여러 독자들에게도 시간 낭비가 될 테니까 말이다.
<앞서가는 비즈니스맨을 위한 성공 프리젠테이션>의 저자 강 성범
(2001년 12월 8일 알라딘에 보내신 작가 코멘트)
데이터마이닝 기초의 새로운 방법론
1996년, '데이터마이닝(Data Mining)' 이라는 용어를 처음 접한 후, 본격적으로 데이터마이닝 공부를 시작했을 때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그 많은 내용들과 2002년 현재까지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들, 그것들이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였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이 바로 이 책을 쓰는 과정에서 끝까지 필자의 머릿속에 자리잡았던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들이었습니다.
1 ) 기초 지식과 경험이 짧은 독자들을 위한 실용서가 필요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데이터마이닝에 대해서는 이론적으로 어렴풋이나마 알면서, 실제로 데이터를 수집해서 분석하고, 그 결과를 비즈니스 현장에 응용시키는 것에는 막막해 합니다. 필자 역시 책을 찾아 헤맸죠. 하지만 국내의 데이터마이닝 서적들은 SPSS나 Clementine 같은 데이터마이닝 도구들의 단순한 사용방법을 소개한 매뉴얼이 아니면, 복잡한 수식이 가득 찬 통계적인 내용, 혹은 이해할 수 없는 어려운 말로 구성된 고급 데이터마이닝 이론 서적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책들은 대학교에서 학위 논문을 쓸 때에도, 실제 비즈니스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 응용할 때에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쉽게 데이터마이닝을 공부할 수 있는지, 무엇을 중점적으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비즈니스 현장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실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도, 그런 선배도 적었습니다. 기초 지식과 경험이 짧은 학생이나 직장인이 간단하게 데이터를 분석해서 그 결과를 쉽게 응용할 수 있는 실전 데이터마이닝 기술을 담은 책을 찾는다는 것은 무리한 기대 였습니다.
2 ) 실전 데이터마이닝 감각과 현장의 흐름을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책에서는 고급 데이터마이닝 기술들을 위한 복잡한 수학 공식은 다루지 않았습니다. 이런 지식들은 공부의 깊이를 더해 가면서 자연스럽게 공부하게 되는 부분입니다. 그 대신 기존의 데이터마이닝 서적에서는 잘 소개되지 않았던 기업의 정보시스템과 데이터 모델링의 기본적인 내용, 각 비즈니스 응용 분야별 데이터마이닝 접근방법, 데이터마이닝 시스템의 구축에 대해서도 다루었습니다.
또한 국내 최초로 이 책에서는 최근 들어서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Visualization 기법을 이용한 데이터마이닝에 대해 소개하고, 춘추전국 시대를 맞고 있는 기존 데이터마이닝 시장의 변화도 함께 알아봄으로써, 데이터마이닝의 전 세계적인 흐름을 여러분들에게 전달해 줄 것입니다. 아울러 데이터 분석 입문에서 비즈니스 활용까지 많은 부분에서 초보자들이 필요로 하는 지식과 경험을 전체적으로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누군가는 반드시 시작해야 할 제대로 된 <데이터마이닝 기초 입문서>를 만들겠다는 저의 초기의 생각이 더욱 발전해서 조만간 <데이터마이닝 고급서>와 <데이터마이닝 활용서>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아무쪼록 본 가 치열한 비즈니스 현장에서 여러분과 여러분 회사의 경쟁우위가 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002년 8월 8일 알라딘에 보내신 작가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