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철학의 발전 과정은 내가 관심을 가졌던 문제들과 내가 영향을 받은 저작을 펴낸 철학자들에 따라서 여러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내가 평생 동안 계속 열심히 탐구했던 관심사는 오직 한 가지였다. 나는 철학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우리가 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되며, 또 우리가 안다고 주장하는 것이 어느정도나 확실할 수 있고 어느 정도나 의심할 수 있는 것인가를 몹시 알고 싶어했다.
엄밀한 의미에서의 수리철학은 대체로 결정적인 과학적인 결과를 논의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아직도 확실성을 얻지 못한 채 우리 지식의 한계선 가까이에 와 있는 문제를 다루는 학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러나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한 사색마저도 수학적 원리 중 과학적 부분에 관한 지식이 없이는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와 같은 문제를 다루는 책을 - 물론 그것이 과학의 범위를 벗어났을 경우에는 논외로 하며 - 비록 직접적으로 철학의 한 부문을 다룬다고는 말할 수 없다 하여도 수리철학의 입문서로 간주해도 좋을 것이다.
더욱이, 그와 같은 책 대부분이 그것을 승인하는 사람으로부터 볼 경우 많은 전통적인 철학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지금 유행하는 철학의 여러 부문마저도 무가치하게 보이게 하는 하나의 지식체계를 다루고 있다. 이 관점에서 보거나 또는 그것이 미해결인 문제에 응용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이러한 이유와 문제의 중요성을 함께 감안하여 전문적인 수학이나 수학적 기호를 쓰지 않고 수리논리학의 주된 결과를 간단하게 논술하는 것은 참으로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