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과 별들을 탐구하고 샅샅이 조사하면 할수록 그 광채와 매력이 사라지고 만다고 여기는 사람은 크게 잘못 생각한 것이다. 실은 그 정반대이다. 우주의 무한성을 알게 되면 될수록 우리는 더욱더 이 균형 잡힌 정묘한 체계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사멸하는 존재인 우리가 천공의 별들을 바라볼 때 느끼는 매혹 또한 줄어들지 않는다.
화가 크빈트 부흐홀츠에겐 특히나 그러하다. 별을 헤는 자, 달빛에 젖은 그가 하늘에서 시선을 거둘 때는 오로지 흰 도화지를 응시하며 천공의 그림들을 탄생시킬 때 뿐이다. 책을 모티브로 한 <책그림책>과 물을 소재로 한 <호수와 바다 이야기>에 이어 이번에 하늘의 책이 만들어졌다. 하늘에 대해 글을 써보라기에 나는 그저 기쁠 따름으로 그의 초대에 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