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간 광개토대왕비에 관해 연구한 논문이나 저서들을 다 챙기자면 가히 '헤아리기가 곤란하다'고 할 정도로 많다. 그러므로 나 같은 비전공자가 이러한 자료를 일일이 섭렵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많은 시간이 필요했을 뿐 아니라 접근 방식의 차이 때문에 이해하기 곤란한 부분도 적지 않았다. 게다가 나는 일본어 실력이 부족하여 일본측 자료를 보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한 까닭에 이 책은 기존의 연구 결과에 대해 소개하는 부분은 주를 붙이거나 여러 학설을 비교하는 번잡함을 피하고 가능한 한 간단하고 평이하게 정리하여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에 나의 주장을 내세우는 부분은 쉽게 풀어쓰되 되도록 많은 증거를 들고 또 주도 꼼꼼하게 붙여 본래 집필했던 논문의 성격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