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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성렬

출생:1955년, 대한민국 서울

최근작
2024년 10월 <자정의 이물감>

비밀요원

두 번째 작품집을 펴내며 서성거린다 오늘아침에도 안개꽃은 생겨나고자 열망했던 별들을 한 무더기 풀어놓았다 그 몸짓은 몹시 슬픈 것이라고 거울에게 고백하면 그만인 것을, 무슨 할 말이 이리도 많았는가 단 하루라도 세상이 젖은 눈으로 말하고자 할 때, 등에 화인(火印)을 새기듯이 시를 쓸 수는 없는 것인가 그러나 생이 이토록 남루하였음을 어찌하랴 이 책은 대부분 사막에서 뿌려질 것이다

자정의 이물감

나의 단정들은 너무 검고 평평하다. 나의 초라함에 대해 그 무엇에게도 불평하지 않는다. 도처에 입 벌린 공중 맨홀들, 서둘러 사라지는 행성들의 뒤통수. 스치는 사물들의 궤적에 고인 그늘을 어찌하랴. 어두운 대기에 입 맞춘, 짧고 쓰디쓴 기억만을 여기 남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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