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사회가 배설한 불량 문화를 좋은 취향으로 읽어내는 안내서
“그러니까 이것은 우리 인생, 우리 사회의 아이러니에 대한 이야기다. 수전 손택이 말한 ‘나쁜 취향에 대한 좋은 취향’의 잡설이며, 펑크 가수 ‘아니 디 프랑코’가 노래한 ‘어리석고 이상하며, 갈피 없는 이야기에 비틀대는 대화, B급 영화 같은 인생’에 관한 객담이다. 결국 허위와 가식, 위선의 불량 사회가 ‘배설’한 불량한 인생, 불량한 문화를 ‘좋은 취향’으로 읽어내는 몇 가지 방법에 대한 안내서이다.
이 책은 실체를 갖지 못하고 수사로서만 존재했던 ‘B급 문화’의 개념 규정과 형성의 조건 및 역사 분석을 시도했고, TV 드라마·예능 프로그램·영화·가요·미술·웹툰·패션·정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중문화 속에 나타난 B급 문화의 양태와 맥락을 연구했다.
미국의 B무비가 B급 영화로 해석되고, B급 문화로 확장하는 한국적 맥락을 ‘B급 문화’라는 단일한 개념으로 분석한 것은 첫 시도가 아닌가 싶다. 결국 B급 문화는 우리 사회 속 다양한 계급과 세대의 욕망이 충돌하고 갈등하며 연대한 결과였다. 이 책은 한마디로 ‘B급 문화’로 읽고 보는 우리 사회의 욕망이자, 대한민국의 풍경이라 할 수 있겠다.
세상의 모든 아이러니에, 불량 사회를 사는 비주류 인생에, 주류를 비웃는 B급 문화에 축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