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왕>의 독창성은 작가의 이력에서 비롯된다. 저자 니콜라이 바이코프는 원래 동청철도 수비대로 만주에 파견된 러시아 장교였다. 그는 1917년 러시아혁명이 일어나자 만주로 망명했고, 자그마치 30년이 넘는 세월을 만주의 밀림 속에서 보냈다. 그 자신이 '고독한 밀림의 여행자'였던 셈이다.
그는 만주에서 생활하며 그곳의 동식물과 풍속을 세밀히 관찰하였고, 그것을 바탕으로 여러 편의 작품을 썼다. <위대한 왕>은 1936년 「만주일일신문」에 일본어로 번역되어 연재되다가 이후 단행본으로 발간,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또한 프랑스에서도 <만주 타이가에서의 나의 사냥>(1938)과 <위대한 왕>(1938), <만주의 야생 동물>(1939)이 출간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다.
... 바이코프는 소설의 형태를 빌려, 사라진 세계에 바치는 구슬픈 찬가를 그려냈다. 인간 세계를 버리고 숲으로 간 망명자인 그는 문명의 이름으로 파괴된 원시의 힘에 가없는 동경을 보내며, 어리석은 인간들에게 세찬 일갈을 하는 것이다. <위대한 왕>은 '인간이 할 일은 아무것도 없는' 야생의 세계에서, 인간이란 그저 영겁의 순환 속에 찍힌 작은 점 하나에 불과한 존재임을 깨닫게 한다. - 김소라 (옮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