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인간들은 바닷가에 서서 푸르름을 바라본다. 드넓은 바다에 기대하는 것은 없지만, 자신을 거기에 붙드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 꼼짝 않고 두 눈으로 그것을 파고든다. 어쩌면 그 순간 그들은 바로 스스로의 삶의 신비를 주시하는 것이리라.
<어떤 푸른 이야기>는 그런 시선, 무한의 외양과 홀로 마주한 인간의 이 기묘한 대면에 대한 탐색을 목표로 한다. 사랑의 순간뿐 아니라 교회의 돔 아래에서 또는 바다 기슭에서 죽음과 직면한 순간에 이어지는 불확실한 대화를... 신성의 개념은 상실했지만 그에 대한 욕망을 간직한 세계에서 신성을 모색하는 현대의 유한성에 대한 시를 이 책 속에서 명상록처럼 읽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