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긴이의 말
개념이 있다/없다
수익모델이 있다/없다
거품이다/아니다
웹 2.0으로 업계가 온통 시끌시끌합니다. 웹 2.0을 논하는 최근의 분위기는 분명 긍정적인 발전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현 상황은 뭔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모두 미국 사례에 대해서만 그럴 듯하게 이야기하고 있으며, 한국형 웹 2.0을 논하기엔 표현양식의 기초부터 너무 뒤처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사례로 드는 미국 기업 중에 웹 표준과 거리가 먼 회사가 몇 개나 될까요? 웹 2.0을 부르짖는 우리의 웹사이트들은 과연 웹 표준을 잘 지키고 있습니까? 웹이 집이라면 웹 2.0은 좀 더 나은 양식의 집이고, 웹 표준은 이 집을 짓는 기본 건축기법과 건축자재에 비할 수 있습니다.
웹 표준은 어렵고 다가가기 힘들다고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우리의 웹사이트를 철통수비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며, 웹 표준을 구현함으로써 다양한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완전무결한 방탄웹이 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아니면 접근할 수 없다고 막아버리는 것이 아닌 ‘어떤 웹브라우저라도 와라’가 되는 것입니다. 웹 2.0의 붐에 편승해 웹사이트와 블로그에 새로운 기법과 팁이 계속 소개되지만 대부분 업계 종사자들이 따라다니면서 읽기엔 역부족이고 웹 표준을 하려고 해도 자료가 태부족이니 국내에 정착하지 못하는 걸 업계 종사자 탓만 할 수는 없습니다.
이 책 『(개정판) 웹 2.0을 이끄는 방탄웹: 크리에이티브한 웹 표준 기법과 제작 사례』는, 옆 동네의 저 멋진 집을 따라 짓고 싶은데 모양은 대강 알겠는데 골격과 꾸미는 방법-때로는 비법 같아 보이는-을 도통 알 수 없는 우리 디자이너, 개발자들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 책이 나오고 1년, 2년이 지나면 웹은 2.0을 넘어 3.0, 4.0으로 달려가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에 관계없이 웹 표준은 모든 웹사이트가 구비하고 있어야 할 기초이며 갖춰서 입어야 할 옷입니다. 우리가 여태까지 어떻게 하고 있었는지, 왜 그게 잘못됐는지, 이를 방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핵심을 짚어 알기 쉽게 설명한 저자의 목소리를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국내 최초 웹 표준 도서에 이어 두 번째 책도 제가 번역하게 됐습니다. 이 책을 받아보고 먼저 보고 싶은 내용이 얼마나 많든지 우스꽝스럽게도 1장을 제일 마지막으로 작업했습니다. 국내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 등 웹과 관련된 모든 사람이 고개를 끄덕이며 읽을 수 있도록 예제 한글화에도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 책으로 국내에서도 멋진 방탄웹이 끊임없이 등장하길 바라며 계속해서 좀 더 심도 깊은 자료와 노하우가 공유되길 바랍니다. 웹 표준은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날이 오면 웹 2.0에 대한 논의도 더 깊게 할 수 있겠죠?
이 책의 번역본 초판이 나왔을 때는 웹표준을 새롭게 개척해야 하는 분야라고 인식하는 시기였습니다. 새로운 개념에 대해서 이해하고 연구하면서 표준에 맞는 웹, 접근성 좋은 웹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서로 공부를 하던 시기였습니다. 또 브라우저별로 다른 환경안에서 웹표준에 맞춘 마크업 및 CSS를 적용하는 데 있어 많은 사람들이 고생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흘러 이제 브라우저의 처리 방식도 서로 비슷해지면서 그리고 모두가 점점 표준에 맞는 마크업 및 CSS를 적용했고, 이제는 당연히 표준에 맞는 마크업과 CSS가 업계 표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날마다 사용하는 브라우저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최신 브라우저로 업그레이드 되면서 환경도 더 좋아졌습니다. 또 모바일의 사용이 많아지면서 모바일 환경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기기가 웹킷(webkit) 기반의 유사한 수준의 브라우저를 사용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웹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한 마크업과 CSS 활용에 있어서 더 좋은 환경이 되고 있습니다.
이 책의 번역 작업을 마치고 실제 개정판이 나오기까지 시간 차이가 있고 그간 환경 변화도 있었지만, 이 책의 내용은 유효하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입니다. 웹이라는 기반을 통해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콘텐트를 공유하는 한 말이죠. 그뿐 아니라 정보 단위를 제대로 구성하기 위한 마크업의 구조, 계층적인 표현을 잘 하기 위한 CSS의 개념은 기술의 변화와 상관없이 정보를 표현하는 본질이 바뀌지 않는 한 환경과 상관없이 기본으로 익혀야 하는 중요한 개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