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하다 급히 깊어진 가을이
뒤뜰 가득하다.
이해의 다른 이름이 사랑이라고
시성詩聖 타고르가 말했다지요.
시집을 다시 엮으며
어김없이 붉어지는 마음 한 조각
詩라는 거울 앞에 나를 비추어본다.
젊은 나와 늙은 내가 별 갈등 없이
어깨를 기대곤 환하게 그저 한번 웃어보자는 화해의 이중주
나는 얼마나 천의무봉天衣無縫한 시詩에
이해가 깊어졌을까?
그 흔하고도 귀한 사랑이라는 이름,
속 깊은 목숨에
부끄러움이 줄어들도록
더 낮은 목소리에 귀를 열고 싶다.
2024년 가을
자향천리 뒤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