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담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누구나 '책'이나 '서점'을 중심 테마로 자신의 과거를 재구성해보고 싶은 충동이 일 것이다. 자신이 못 말리는 탐서주의자라거나 열정적인 서점 순례자라면 이 책을 모델 삼아 최고록 몇 줄은 진작에 써내려가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 정신아 (옮긴이)
김진애 건축가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집을 보면 사람이 보인다. 집은 그곳에 사는 사람의 품성을, 성향을, 정서를 드러낸다. 집은 사는 사람의 스타일을 드러낸다. 사람을 보면 집이 그려진다.” 나 역시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집은 곧 사람이며, 내가 사는 집이 곧 나를 표현한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내가 사는 집을 통해 나 자신을 더 잘 알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마흔 명에 달하는 이 책 속의 아티스트들 가운데 내가 알고 있는 인사는 기껏해야 열 명을 헤아리는 정도였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들에 대한 친절한 프로필이나 얄궂은 앙케트에 대한 답변보다 그들의 침실과 거실, 뒷마당과 다락방, 가구와 장식 소품을 담은 셀비의 사진을 통해 그들이 누구인지를 더 잘 짐작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들이 사는 집의 위치, 그 집에 낸 창의 크기와 개수, 방의 위치와 여백, 그들이 특별히 고른 소품, 그 소품을 공간에 배열하는 방식 등 이 모든 것이 그들의 선택을 반영하고, 그 선택들의 총합이 곧 그 사람의 고유성을 말해준다. - 옮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