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에
미국의 사상가이며 시인인 랄프 왈도 에머슨의
「무엇이 성공인가」 詩를 가슴에 새긴 적이 있습니다
여든 살을 넘긴 이 나이에
그중 삼행만을 기억합니다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아이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것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나로 인해 행복해지는 것
이제까지 진정한 성공의 삶을 살았는가?
지금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가?
오늘도 물음 앞에서 반성합니다
내 발걸음은 오리가 되어 뒤뚱거리고
물속에서도 종종거림으로 노력할 뿐,
한 톨 먼지가 되어 얕은 호흡으로
청명한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부끄럽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2024년 12월 가을 나무로 살고 싶은
정정금 드림
늦은 나이에 수필가에서 시인이라는 무거운 이름표를 하나 더 달고 시집을 낸다는 게 염치없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틈틈이 노트에 써 둔 설익은 시들을 고 서인숙 선생님께서 칭찬해 준 기억이 있었습니다. 그 고마움을 이제야 선보입니다. 돌아보면 지나온 세월이 길고 남은 시간은 짧습니다.
이 나이에 무슨 욕심이 있겠는가? 하지만 남은 시간을 시라는 문장으로 다시 기록하고 싶습니다. 나이가 들면 호주머니는 열고 입은 닫으라고 했으니, 대신 시로 대답하렵니다.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인연으로 살아왔고, 수많은 인연을 맺어 주며 살아왔습니다. 남의 인생을 맺어 주며 산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터입니다. 그렇지만 맺어 준 인연들이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고 살 때 행복하고 고맙습니다.
시집 해설로 시집을 빛내 주신 시인이자 작곡가이신 이상익 이사장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시집이 나오기까지 도움을 주신 창연출판사 임창연 대표와 이소정 기획실장께도 감사를 전합니다.
이 밖에도 늘 은혜를 베풀어주신 칠성 조여사와 지인들, 문우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끝으로 사랑하는 남편과 늘 엄마를 신뢰해 주는 두 아들과 딸 그리고 며느리, 손자 손녀들에게도 한없는 사랑을 보냅니다.
2021년 12월 초겨울 정정금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