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로운 상호 작용을 중재하고 도덕적 질서를 유지하는 자’로 평가받는 버트 클링이 형사실의 문을 두드린다. 애초에 삼부작으로 기획된 87분서 시리즈는 앞의 세 편이 호평을 얻은 뒤 성공적인 시리즈로 이어져 50편이 넘는 대하 시리즈로 발전한다. 한 명의 영웅이 아닌 형사반 전체가 주인공인 87분서 시리즈를 읽는 재미 중 하나는 매 작품마다 주인공 격의 형사가 새롭게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번 작품에서 주목해야 할 인물은 버트 클링이다. 순수한 영혼 버트 클링 형사의 행보를 주목하며 87분서 시리즈를 읽는 맛은 또 새로우리라 생각한다.
모든 사람의 눈에 한결같이 비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한 사람 한 사람에게는 한결같이 비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사실 그것도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가족과 학교와 회사가 보는 나, 어른과 아이가 보는 나, 남자와 여자가 보는 나, 친한 사람과 안 친한 사람이 보는 나는 각각 이해관계, 모종의 관계에 따라 조금은 다른 사람으로 비치기 마련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그 모든 사람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