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 매년 이맘때가 1년 중 가장 더운 날이다. 한낮에 높게는 39도까지 치솟는 더위가 며칠 지속됐다. 한밤중 가장 낮은 온도도 30도를 넘어섰다. 때마침 독서로 피서를 즐기고 새로운 작품을 쓰며 여름을 보내고 있던 나는 마음속까지 뜨거워지는 좋은 소식을 들었다. 바로 한국 백석대학교 중국학 연구자 류영하 교수의 제자 음보라 선생이 1년여의 노력 끝에 나의 콩트(微型小說) 작품집 『여전히 향기로운 계화나무(원제:過過兒時之?)』 번역을 끝마친 것이다.
이 작품집은 2005년 9월 중국 화산문예 출판사에서 출판되었다. 이 책은 ‘마음을 감동시키는 이야기 : 중국에서 가장 환영받는 콩트 작가의 명작’ 시리즈 중 한 권으로 선정되었다. 이 책의 부제목은 “링딩녠 러우청 풍정소설(凌鼎年婁城風情小說)”이다. 소설에 사용된 소재들은 대부분 나의 고향 타이창(太倉)과 주변의 강남 물고을의 마을들에서 가져온 것들이기 때문이다. 내 작품 속의 인물과 이야기, 배경들은 모두 러우청이라는 도시와 관련되어 있다. 러우청은 일종의 지리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좁은 의미에서 러우청은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 바로 타이창이라는 도시이며, 넓은 의미로는 타이창과 그 주변의 지역적 특색, 원주민들의 풍습과 생활방식, 그들의 애환, 그들의 일상생활 속 크고 작은 이야기이다. 나는 소설을 통해 타이창과 그 주변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과거 모습들과 희로애락의 재현을 시도했다. 작은 이야기들을 통해 독자들이 내가 나고 자란 땅에서 일찍이 어떤 일들이 일어났고 어떤 사람들이 살았는지에 대해, 또 현재 어떤 일들이 있고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이 책이 후대들에게 역사기록과는 조금은 다른 형식의 참고자료로서 역할을 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