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우리 교육은 이성적인 능력을 발달시키는 데 몰입하고 있었다고 생각된다. 이성적인 것이 감성적인 것을 하찮고 쓸데없는 것으로 판단하도록 유도하는 강력한 방어기제로 작용했다는 판단이다. 감성은 상상하는 힘으로부터 시작되며, 공감하고 연대하는 힘으로 자라날 수 있다. 서로의 감정이나 정서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데 어색한 사회는 사람 사이의 연대 역시 불가능하다.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육박해 들어가야 하며, 이를 통하여 비로소 타인과 교감할 수 있다. 시는 서로 나누는 것이다. 시가 가진 상상력의 팽창과 집중은 안전한 창문 안의 아이들을 창문 밖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 창문 밖에서 따스한 햇살을 몸소 느끼거나 폭풍우와 마주치기를, 그래서 그들의 내면이 보다 튼튼하게 자라기를 바란다. 단숨에 읽어 내리는 시가 아니라 긴 호흡으로 만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