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로 산다는 것>을 써가면서 가능한 많은 부모들을 만나보려고 했다. 자녀가 중학교쯤 올라가면 공부 따라가느라, 친구들 사귀느라 부모와의 대화가 부쩍 줄어들고, 바깥 일로 바쁜 아버지는 물론 어머니 역시 아이와의 대화시간을 갖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라고 한다. 우리들이 사적인 자리에서 넋두리처럼 말하곤 하던 "난 돈벌어다 주는 기계"라는 말은 그냥의 넋두리가 아닌 현실이었고 여기엔 이제 어머니도 예외일 수 없다.
나는 16년간 내내 한 아이의 아버지로 살아왔고, '아빠'라는 말을 무심히 편하게만 듣고 살아왔지만, 이 책을 준비하는 동안의 '아버지'는 내게 엄청난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자식뿐만 아니라 부모에 대한 사랑 그리고 의무를 되새김해보는 시간으로, 의무는 물론 사랑까지도 내겐 엄청난 짐이 되어 마음을 옥죄어왔다.
... 이 책, <부모로 산다는 것>이 바쁜 일상으로 인해 '대화'를 잃어버리고 '함께함'에 소홀한 우리들의 가정에 '대화'의 귀중함을 배달하고 '함께함은 곧 동행'이라는 소중함이 선물될 수 있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