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외동딸이어서 ‘형제자매’의 정을 잘 모른답니다. 마음 한 구석에 ‘형제자매’에 대한 그리움을 묻고 자란 것 같아요. 그런 내가 엄마가 되고 가장 당황했던 건 두 아이들이 싸우기 시작했을 때였지요. 머릿속에서는 ‘그냥 내버려 두는 게 가장 좋아.’라는 말이 떠올랐다 사라졌다 했지만 도무지 그대로 내버려 둘 수가 없었거든요. 정말이지 어쩔 줄 모르겠더군요. 결국 어리석게도 싸우는 두 아이들 사이에 끼어들고 말았지요. 그러자 두 아이 모두 놀란 표정으로 나를 달래주더군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엄마는 형제가 없어서, 몰라서 그래요.”
“맞아. 엄마는 아무 것도 몰라.”
이 이야기는 우리 집에서 일어난 일을 바탕으로 썼답니다. 어느 날 계단에서 구르는 소리와 아이들 우는 소리를 들었을 때, 나는 비명을 지르며 뛰어갔지요. 아이들에게 물으니 계단에서 구른 건 누나였어요. 동생이 너무 요란하게 우는 바람에 누나는 울음을 뚝 그치고 말았지요. 그 둘의 모습에 나는 마음이 놓이고 기뻤답니다.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야.’
나는 둘을 꼭 끌어안고 마음속으로 중얼거렸지요.
“남매가 있어서 참 좋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