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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이름:임명희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50년, 대한민국 충청남도 서산

최근작
2017년 12월 <대산의 날에>

대산의 날에

목숨을 졸이듯 모진 노력을 했더라도 모자랄 판에 습작이라고 했다. 결국 백년을 산다 해도 내 생은 연습처럼 서툴고 어수선하여 형편없는 모습일 것이라는 자평을 하면서 역량에 닿지 않으면 하지 말아야 되는 노릇이겠지만 한사코 그 안 되는 것에 매달려보았다. 이런 게 무슨 심뽀 때문인지도 모르는 채 그냥 그러고 싶었다. 구순의 어머니를 여의고 오백 일을 넘겼다. 많이 앓았고 어느 때는 죽물도 넘기지 못할 지경으로 어디랄 것 없이 헤석거렸다. 생과 오기로 맞서듯, 그래도 살고 싶다는 표현이 그것 밖에 남은 게 없다는 듯, 다시 무슨 짓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소설을 쓸 것이라 다짐하면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그 쪽으로 솔깃하게 기운다. 먹잘 것도 없는 가시밭길로 들어서며 무슨 대단한 기대야 있으랴만 모진 길이 될 것이라는 예감만 울울한 그곳을 안 가본 길로 남겨두기는 뭔가 많이 다급해졌다. “네까이께 뭘 한다구?” 언제나 직설로 순을 자르는 무소불위 노모도 이제는 말씀이 궁하신지 꿈에도 드물게 오신다. 징징거리지 말고 고달픈 시늉도 접으면서 씩씩한 척 걸어가 볼 참이다. 죽을 치우고 밥을 먹은 오늘 아침, 서산지방에 첫눈이 내렸다. 서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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