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겨울을 맞는다.
코로나로 움츠렸던 일상에 조금씩 희망의 미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여행길이 묶인 지도 벌써 2년이다.
언제 우리가 자유를 외쳐본 적이 있었던가.
지나간 추억이 행복이었음을 이번 기행집을 준비하며 알게 됐다.
지난 10여년을 되돌아보면 거의 매년을
하얼빈으로 연수현으로 연변으로 돌아 다녔다.
처음에는 청마선생님의 세 따님과 함께였지만
지금은 세 분 모두 그리워하시던
아버님 곁으로 떠나시고 없다.
님은 가고 흔적 없는 거리에 가을바람이 스친다.
묘소에도 어느덧 계절이 내려 낙엽을 태우고 청령정 하늘가로
고추잠자리 한 무리 맴을 돈다.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긴 시간 같은 곳을 바라보며
달려와 준 문우들과 지인들께 이 지면을 빌어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때론 무거운 삶에 가벼운 미소로 사랑을 깨우쳐 주신 지역 어르신들과
많은 여행자 여러분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내가 나 일 수 있는
날까지 이 작업은 계속될 것이다.
2021년 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