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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이름:장문석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 대한민국 충청북도 청주

직업:시인

최근작
2022년 6월 <동물원 내 친구>

꽃 찾으러 간다

세 번째 시집(2003년)을 낸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긴 세월이었습니다. 반성과 질책의 세월이었습니다. 말을 다루는 시인이란 칭호가 과연 나에게 합당한 것인가 수시로 되묻곤 했습니다. 그랬습니다. 나는 너무 서둘러 강호에 나왔던 것입니다. 첫 번째 말도, 두 번째 말도, 세 번째 말도 모두 채 성숙되지 않은 어린 조랑말들이었습니다. 나의 기마술 또한 미숙하여 곳곳에서 풋내가 났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어쭙잖은 허세로 언월도를 휘두르려 했던 것이니 참으로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그래서 네 번째 말은 쉽게 강호로 내보낼 수 없었습니다. 이제는 나도 나의 말을 나만의 양식으로 살찌우고, 나만의 비법으로 조련하여 적토마나 오추마는 못될지언정 품새 그럴듯한 명마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날렵한 기마술을 깨쳐 그걸 타고 천하를 주유하고 싶었습니다. 편자를 수없이 담금질하는 불면의 밤들이 갔습니다. 때로는 무림 고수를 찾아가 몇 수 귀띔도 받았습니다. 그렇게 10년도 넘는 세월이 갔습니다. 그러나 워낙 기재(器才)가 변변치 않은가 봅니다. 네 번째 말을 타고 강호로 나가는 마음이 처음보다 더 불안하고 조심스럽습니다.

동물원 내 친구

내가 주먹을 쥐면 거울 속의 나도 주먹을 쥡니다 내가 뭐라 뭐라 욕을 하면 거울 속의 나도 뭐라 뭐라 욕을 합니다 내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면 거울 속의 나도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합니다 내가 방긋 웃으면 거울 속의 나도 방긋 웃습니다 그렇습니다 앞으로는 친구들에게 내가 먼저 손을 내밀고 내가 먼저 웃어야겠습니다

천마를 찾아서

현관의 센서 등이 켜집니다 누가 왔구나, 문을 여니 달빛입니다 돌아와 누우면 또다시 켜집니다. 밤새도록 켜졌다 꺼지고 꺼졌다 켜지고 아, 천마(天馬)가 오는 밤입니다 2020.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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