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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정훈

최근작
2022년 8월 <역동적 한국인의 미래>

한국인의 에너지, 민족주의

민족주의는 우리의 일상과 무관해 보이지만 우리의 행동을 결정짓는 중요한 이념이다. 최근에 일어난 두 가지 사건, 즉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의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을 둘러싼 논쟁과 2019년의 일본상 품 불매운동은 그 중요한 예가 될 것이다. 민족주의의 해체 혹은 변화를 보여주는 두 사건을 통해 민족주의, 그리고 한국 민족주의에 접근해 보자. … … 일본상품 불매운동을 이 책은 ‘보편적 민족주의’의 표현이라고 인식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반일종족주의’라고 주장한다. 이렇게 한 민족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담론으로서 민족주의는 반드시 규범적으로 올바른 이념이 아니라, 다양한 세력에 의해 정치적으로 구성되고 활용되는 담론이다. ‘반일종족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우리 민족을 근대적 민족이 되지 못한 ‘종족’으로 정의하지만, 이 책에서는 네트워크 세상의 ‘보편적 민족’으로 정의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민족주의는 정치적 담론이며 갈등하는 담론이다. 전근대 ‘종족’의 시대에 사는 사람들은 일본의 세례를 받기 위해 ‘반일종족주의’를 주장하지만, 탈근대 ‘민족’의 시대에 사는 사람들은 따로 또 같이 잘살기 위해 ‘보편적 민족주의’의 형성을 발견하는 것이다. 민족주의는 하나가 아니라 다양하며 역사적으로 변화한다. 이 책은 바로 이런 관점에서 한국의 다양한 민족주의가 때론 갈등하며 때론 접합되면서 역사적으로 형성, 변화되는 과정을 추적했다. 특히 한국 민족주의가 왜 현재와 같은 민족주의가 되었는지를 밝히고자 했다. 다시 말해서 저항적 민족주의로 출발한 한국 민족주의가 어떻게 종족적 민족주의적 성격을 극복하면서 현재와 같은 시민적 민족주의로 성장했는가를 밝히려 했다. 한국 민족주의는 그 태생부터 종족적 민족주의와 시민적 민족주의의 갈등과 접합을 통해 형성되었으며 그래서 세계사적으로 유례없는 빠른 민주화와 산업화를 이룰 수 있었고, 또한 세계사적으로 유례없는 평화로운 촛불시위로 민주주의를 공고화할 수 있었던 것이다. … … 최근 한국 민족주의의 성격을 드러내는 두 사건은 민족주의가 지속적으로 변화함을 보여준다. 주지하다시피 한국의 민족주의는 저항적 민족주의에서 출발했고, 그로 인해 종족적 민족주의의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순혈주의, 폐쇄성에 대한 지적은 한국 민족주의에 대한 전형적인 비판 가운에 하나다. 그런데 위 두 사건은 한국 민족주의가 더 이상 순혈적, 폐쇄적이지 않으며, 나아가 민족주의의 해체 가능성까지 보여준다. 이렇게 민족주의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변화하는 것이다. 민족주의를 변화하는 것으로 인식하면, 민족주의는 만들어진 것이며 게다가 수많은 사람에 의해 지금도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민족주의는 근대에 형성되었으며 한 집단이 아니라 민족 내의 다양 한 집단에 의해 형성되었다. … …“어떻게 우리는 전쟁의 폐허 속에서 세계에서 유례없는 산업화와 민주화의 동시 성장을 이룰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이 이 책의 출발점이다. 예를 들어 많은 학자가 4·19혁명을 미국식 교육의 효과로 설명했지만 전쟁과 가난, 이승만 시기의 교육 내용으로 볼 때 4·19혁명의 원인을 단순히 교육의 효과로 보는 것은 만족스러운 해석이 아니었다. -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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