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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인문/사회과학

이름:최승재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최근작
2024년 7월 <저작권법>

표준필수특허와 법

책을 시작하며 이 책은 2010년 출간된 저자의 <특허권남용의 경쟁법적 규율>(세창출판사) 이후 10년간의 필자의 표준필수특허에 대한 연구성과를 집약한 책이다. 2010년도 책도 개정을 하여야 하겠지만, 지난 10년간 가장 많은 진전이 있었던 표준필수특허에 대한 논의를 먼저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2010년 책이 전반적인 특허권남용에 대한 규율을 연구대상으로 한 총론에 대한 책인 반면, 이 책은 그중에서도 표준필수특허에 포커스를 맞춘 각론에 대한 책이다. 그러므로 두 책은 서로 보완적인 책이다. 두 책의 서술은 최소한만 중복되므로 지식재산권에 대한 경쟁법의 시선에 대한 이해를 하기 위해서는 두 책을 모두 보아야 한다. 2010년까지의 연구에 기반하여 2010년 필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식재산권 심사지침(<지식재산권의 부당한 행사에 대한 심사지침>) 개정작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고, 표준필수특허 관련 부분에 대한 개정을 포함한 중요한 개정안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고, 이후 일본 공정취인위원회에도 개정된 지식재산권 심사지침 소개를 하기 위한 방문 및 면담기회도 가졌었다. 이 경험도 이 책에 녹아있다. -- 필자는 법조인으로서의 경력 동안 3건의 중요한 소송에 관여할 수 있는 행운을 가졌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공정거래위원회 간의 소송, 삼성과 애플 사이의 소송, 퀄컴과 공정거래위원회 간의 소송이 그 3건의 소송이다. ① 마이크로소프트와 공정거래위원회 간의 소송에 관여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특허권자의 특허권 행사에 대한 경쟁법에 의한 규율에 대한 실무와 연구를 하게 되었다. 필자는 2006년 당시 삼성에서 사내변호사로 일하고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국내에 지적재산권과 경쟁법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변호사를 리서치한 결과 필자를 영입하기로 하였다고 하였고, 영입 제안을 받고 6개월이나 기다려 주어 필자는 마이크로소프트로의 이직을 결심하게 되었고, 이직하여 공정거래위원회와의 소송을 담당하게 되었다. 이 사건은 당시 최대의 사건이었고, 특허권이나 상표권 남용,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경쟁법 적용이라는 점에 더해서 동태적으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기술시장의 특성을 감안하여야 했기 때문에 쉽지 않은 사건이었다. 이 사건에서 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사내변호사로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을 뒤집기 위한 논리개발을 위해서 노력했고, 여러 국내외의 전문가들을 만나고 협업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당시 도쿄에서 근무하면서 그 소송을 같이 했던 마이크로소트프의 법무그룹(LCA) Senior Vice President였던 다이앤 다칸젤로(Diane D'Arcangelo)가 떠오른다. 결론적으로 그 소송은 원고였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소취하로 마무리되었고, 우리나라 법원의 판결을 통해서 관련 법리를 도출하지 못해서 아쉬웠던 사건이 되었다. 2007년 9월 17일 유럽 1심 법원인 Court of First Instance에서 모든 청구원인에 대해서 패소를 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유럽집행위원회의 결정을 모두 수용하기로 하면서 우리나라에서의 소송도 취하하기로 결정하였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소취하 동의를 해주어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레드먼드에서 당시 마이크로소프트의 General Counsel이었던 Brad Smith와 둘이 걸으면서 만일 그 소송이 잘 되면 미국 본사로 불러서 그곳에서 일하도록 해주겠다고 하였던 사건은 그렇게 다소 허무하게 끝났고, One Microsoft Way가 직장주소가 되지는 못했다. ② 이후 필자는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하게 되면서 삼성과 애플사이의 소송에 관여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김앤장법률사무소가 애플의 대리인이었기 때문에 애플 측의 시각에서 표준필수특허들을 소송에서 활용하던 삼성전자를 상대로 해서 삼성전자의 행동이 경쟁법 위반이라는 점에 대한 논증을 하는 작업에 참여하였다. 김앤장법률사무소의 장덕순 변호사님을 비롯한 우수한 변호사들과 WilmerHale이라는 글로벌 펌과 같이 협업을 하는 과정은 필자의 실무와 연구에 큰 도움을 주었고, 표준필수특허 관련 쟁점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2011년 4월 시작되었던 이 소송은 이후 2014년 7월에 양사가 미국 외 소송을 모두 취하하기로 합의하면서 미국 소송만 남게 되었고, 필자는 2014년 9월에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소송은 표준필수특허와 관련된 쟁점에 대한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판결을 남겼다는 점에서 국내 법원의 판결이 전혀 없었던 마이크로소프트 사건보다는 국내에서 다툰 쟁점들에 대한 이력을 남겼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고, 특허침해사건과 연결된 다른 한편으로서 공정거래법 위반사건이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관련 사건에서도 의의가 있었다. 이 사건에서 마무리되지 못한 쟁점들 중 일부는 이후 퀄컴과 공정거래위원회 간의 사건에서 다시 성숙도를 가지고 논의되었다. ③ 필자가 2009년에 이어 2015년 두 번째 대법원 재판연구관 생활을 마치고, 다시 변호사로 일하게 되면서 퀄컴 사건에서 공정거래위원회를 대리하게 되었다. 인생에서 지금까지 만난 세 건의 IP and Antitrust 분야의 랜드마크 사건 중에서 세 번째 사건은 드디어 대한민국 정부를 위하여 일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공부한 지식과 경험을 우리 정부를 위해서 쓰고 싶다고 했는데 영광스럽고 감사하게도 우리 정부의 대리인으로 일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사건은 세기의 사건으로 앞의 마이크로소프트 사건이나 삼성과 애플 간의 사건과 마찬가지로 전세계 여러 나라의 법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사건이었다. 정말 많은 문서가 오갔고, 다수의 전문가들이 증인으로 출석해서 서울고등법원에서 의견을 개진하였고, 원고대리인은 세 개의 대형로펌이 연합하여 구성된 많은 변호사들이 일을 하였는데, 우리 정부 측은 일당백(一當百)으로 다투어야 했다. 마침내 2019. 12. 4. 서울고등법원에서 원고의 청구를 대부분 기각하였고, 특히 1조원이 넘는 과징금은 피고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사실상 완승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결과였다. 그런데 필자의 어금니 세 개가 말 그대로 내려앉아서 생애 처음으로 임플란트 시술을 받게 한 사건이 되었다. 2019. 1. 31. 퀄컴에 대한 첫 사건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있었고, 지금 두 번째 사건은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에 대한 상고심이 대법원에서 진행중이다. 그래서 이 사건에 대한 소개는 공간된 공정거래위원회의 의결서와 고등법원의 보도자료,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의 판결문과 자료들로 소개하였다. 이후 사건이 완전히 종결되었을 때 이 사건은 우리 사법사의 한 페이지에 의미 있는 발자국을 남기는 사건이 되기를 기원한다. 요컨대 이 책은 2010년 이후 필자의 10년간의 실무경험과 연구를 정리한 것이다. 실무자로서 공유할 수 있는 부분들을 공유하였고, 학문적인 성과들을 이 책에 담았다. 책을 쓰는 것은 사회공헌이다. 힘은 들고, 돈은 안 되지만, 강민구 법원장님 표현처럼 사회적으로 적선(積善)하는 일이다.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를 이웃을 위해서 쓸 때, 후배들을 위해서 쓸 때 신이 내게 주신 재능을, 생명을 나누는 것이 책을 쓰는 것이라고 믿는다. 인생이 체스 게임이라면 이제 필자의 삶은 middle game이라고 생각한다. opening과 endgame 가운데 middle game까지 늘 부족한 필자의 삶을 이끌어주시는 분에 대한 경의와 감사를 드린다. 아들 정원이 필자와 같이 법률가가 되겠다고 결심을 하여 일본 츄오대학(中央大學) 법학부로 진학하였다. 법학을 공부한다는 것이 참으로 험난한 길임을 경험한 아버지의 마음으로서 아들의 앞길에 힘든 시련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쓰러지지 않고, 은인을 만날 수 있는 행운이 함께 하기를 기도한다. 같이 사시면서 늘 부족한 아들을 챙겨주시는 사랑하는 부모님과 가족들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어려운 출판환경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출판하여 주신 박영사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정부에서 출판업의 공익성을 높게 인정하여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면 한다. 신들은 시지프에게 바위를 산꼭대기까지 끊임없이 굴려 올리는 형벌을 내렸다. 조금 더 알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알게 되는 것은 더 큰 무지였고, 좌절이었다. 끊임없이 밀어올린 돌은 굴러 내렸다. 시지프스 신화에서의 시지프(Sisyphus)가 나임을 자각하고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 신화의 일부로 머리말을 마치고자 한다. 이 책을 보는 모든 독자에게도 늘 행운이 함께 하기를 빈다. “산정(山頂)을 향한 투쟁 그 자체가 인간의 마음을 가득 채우기에 충분하다. 행복한 시지프를 마음속에 그려보지 않으면 안 된다.”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시지프 신화》(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43, 2021년 1판 13쇄 185면)} 202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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