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는 특정한 상황을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로 나타낼 수 있는 매우 수준 높은 표현방식이다. 그 안에는 사건이라는 역사와 그에 대한 고찰과 후세에 더해진 독특한 뉘앙스가 녹아 있어 색다른 흥취도 있다……. 평소 고사성어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 책에서는 익히 보지 못했던 성어들을 많이 보게 될 것이다. 같은 것을 껍질만 달리 씌워 내놓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 책은 방대한 사료에 스며들어 있던 고사들, 그중 익히 알려진 것은 옥석을 가렸고 여기에 수준 높은 성어를 더하여 완성한 작품이다.
본서는 세계사世界史 그리고 통사通史라고 불리는, 유구하고 광활한 인간의 시공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각 시간과 각 공간을 따로따로 기술한 것이 아니라 길디긴 시간을 씨줄로, 지구 전체를 날줄로 엮었다. 동양과 서양을 한꺼번에 연결지어보고자 했던 것이다. 어린 시절 의무교육을 받던 때부터 이 나라의 역 사공부는 서양과 동양, 그리고 우리나라를 나누어서 접근하게 했다. 필자 또한 세상의 역사라는 것이 조각조각 나누어져 머릿속 이곳저곳에 자리를 잡았다. 물론 이를 비교하는 연표가 수록되어 있기도 했지만 그것이 역사를 생각하는 방식에 영향을 주었던 적은 없었다. 그래서 본서에서는 가급적 이야기Story로 같은 시기의 사건을 같은 자리에 놓고 엮고자 했다. 물론 이 책이 이 방식을 처음 시도한 경우라고 하지는 않겠다. 왜냐하면 수많은 이들이 역사를 쉽게 전달하고자 갖은 방법들이 동원되었기 때문이다. 어떤 시도인들 없었으랴. 다만 필자는 동시대 인물들을 주된 연결고리로 삼은 것이 다르다면 다르다고 할 정도이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역사에 대한 지적 호기심과 상식 수준이 매우 높기에 이미 알고 있는 인물들을 흥미롭게 엮어주기만 해도 흡수력은 매우 높아질 것이라 믿었다. 다행스럽게도 이 시도는 좋은 반응으로 돌아왔다. - 개정판을 내며
역사(歷史)는 인간이 해온 행위를 기록해놓은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에는 각각의 역사가 있다. 개개인에게도 역사가 있고 물건에도 역사가 있으며 머릿속에서 이루어지는 작용에도 역사가 있다. 그래서 역사라는 말에는 세상 만물의 시작이, 그리고 지금까지의 이력이 들어 있는 것이다. 왠지 거창하게 들린다. 하지만 역사를 대할 때 별스런 자세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심각한 것이 없다는 얘기다. 우릴 주눅 들게 만들었던 것은 지식이 아닌 평가였고, 지배했던 것은 나의 기호가 아닌 사회의 잣대였다. 생각할수록 이 재미있는 역사를 재미없게 놔둘 수 없다는 확신이 든다. 부디 즐기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