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슬픔을 온몸으로 감당하리라 믿는다. 소중하다고 여겼던 대상을 잃고도 비통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 얼마나 공허한 삶인가. 슬픔이란 애틋했던 관계의 흔적일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사람이 사랑하는 대상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슬픔의 바다로 뛰어들 수 있는 존재라 믿고 싶다.
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에서 오는 길, 당신의 호시절을 물었더니 결혼 전 오토바이를 타고 전국을 돌아다닐 때란다. 예상을 빗나간 말에, 당신이 아버지가 아닌 한 명의 사내로 다가왔다. 그날 이후 나는 종종 아버지의 젊은 시절을 떠올렸고 아버지의 삶을 여행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최초의 구상과는 퍽 동떨어진 이야기가 됐지만 달고나 여행사의 시작은 아버지와 병원에 오가는 길 위에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