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굴암은 '호국의 집'이 아니었습니다. 삼국통일 과정에서 신라가 저지른 악업을 씻어내기 위한 '참회의 집'이었습니다. 삼국민의 진정한 화해와 통합의 의지를 담아낸 '화쟁의 집'이었습니다. 당대 지식인들의 고뇌가 석굴암을 통해 승화되고 있었습니다. 실크로드에서 만난 동서양의 건축과 조각이 석굴암에서 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모든 미의 요소들의 그 안에서 폭풍을 일으키고 있는, 석굴암은 한 권의 예술사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이 두 가지 욕망을 같은 책에 담아 보려는 일종의 치기(稚氣)에 따라 우리의 대표적인 문화 유산들을 주제로 해서 앞부분은 창작소설, 뒷부분은 해석이라는, 우리의 일반적인 출판 경향과는 사뭇 거리가 먼 기형적인(!) 책을 선보이게 되었다.
나는 이러한 구성이 적잖은 혼란을 가져올지 모른다는 지적에 대해 십분 공감한다. 하지만, 이러한 구성이 끌어낼 수 있는 장점에 대해서도 일정한 바람을 갖고 있다. 곧, 소설과 평문(혹은 수필)이 단지 불협화음으로 끝나지 않고, 어쩌면 예기치 않은 화음을 이루어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다.
그러나 이제, 이 두 가지 욕망을 같은 책에 담아 보려는 일종의 치기(稚氣)에 따라 우리의 대표적인 문화 유산들을 주제로 해서 앞부분은 창작소설, 뒷부분은 해석이라는, 우리의 일반적인 출판 경향과는 사뭇 거리가 먼 기형적인(!) 책을 선보이게 되었다.
나는 이러한 구성이 적잖은 혼란을 가져올지 모른다는 지적에 대해 십분 공감한다. 하지만, 이러한 구성이 끌어낼 수 있는 장점에 대해서도 일정한 바람을 갖고 있다. 곧, 소설과 평문(혹은 수필)이 단지 불협화음으로 끝나지 않고, 어쩌면 예기치 않은 화음을 이루어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