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변화를 대하는 자세는 다 다를 것입니다. 외세의 강압에 사람들은 하나둘 잃는 것이 늘어 갔지만 그것이 불합리하고 공정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서로 눈치만 보고 입술을 깨물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라가 힘이 없다는 것은 포기해야 할 것이 많아진다는 뜻이거든요. 하지만 그렇다고 좌절하고 포기한다면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볼 수 없겠지요.
우리 조상님들도 저와 같은 마음이었나 봅니다. 하나의 변화가 들불처럼 일어나 나랏빚을 갚자는 운동으로 전개되었으니까요. 그 속에서 백정이라는 신분 때문에 설움을 겪었던 백정의 아들 동구를 보았습니다. 글을 알고 싶었던 소망 때문에 방고도에서 쫓겨나듯 떠나 왔지만 증기선이 가져다 준 새로운 세상에서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일을 해내게 되지요. 꿈이 있는 사람은 작은 나무에 꽃을 피우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나무의 풍성한 잎사귀를 꿈꾸게 된답니다.
개항기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를 가져와 배경을 만들고 이야기를 엮어 나갔지만 그 속에서 꿈을 가진 동구의 삶을 말해 주고 싶었습니다. 작은 꿈이든 큰 꿈이든 목표가 생기면 꿈이라는 희망 앞에 어떤 고난도 스스로 사라지고 말 테니까요.
(…) 이 책을 읽은 친구들이라면 동구처럼 작은 변화가 큰 변화를 이루는 것을 보고 한 번쯤 스스로뿐만 아니라 주변을 변화시킬 만큼의 굳건한 마음을 가지기를 바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