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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조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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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느티나무 그늘>

느티나무 그늘

기차가 터널로 진입하면 실내만 밝아져 밖은 더 어두워집니다. 언제 기차가 나를 새로운 세상으로 이끌어줄까 생각하면서 어둠 속에서 눈을 감고 무턱대고 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모르면 용감해지는 무지를 동력의 원천으로 삼아 기차 안에서 눈을 감고 시를 만들어갔습니다. 貪瞋痴 三毒탐진치 삼독인 貪欲탐욕, 瞋?진에, 愚癡우치를 마셔가며 터널이 길어져가는 것도 모른 채 어두운 공간에 시를 뿌려댔습니다. 내 얼굴에 떨어진 시를 읽다가 부끄러운 생각이 들어 종이 위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기차도 터널을 빠져나왔습니다. 기다란 철로에서는 군데군데 햇볕이 내려 쪼이고 간혹 비도 옵니다. 개이지 않은 하늘에는 구름도 짙게 떠 있습니다. 간이역 시골 마을을 지나는데 커다란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있고 그 아래 희미한 그늘이 펼쳐져 있습니다. 느티나무 그늘에서 시를 쓰면 참 잘 써질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밤에 별들이 쏟아질 때는 어린 시절의 동네 친구들을 불러 모아 그늘에서 놀았던 때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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