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년간 계속되어 온 객지 생활 동안 마음 한구석에는 항상 고향에 대해 동경과 그리움이 자리 잡고 있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조상 대대로 내려오던 고향 집이 아무도 살지 않는 텅 빈 빈집으로 전락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속에 말 못 할 죄의식이 일기도 했다.
자식들이 장성하여 각자의 살길을 찾아 떠나고 직장생활도 어느 정도 안정을 취하게 되자 고향을 찾는 일이 잦아졌다. 그러다가 은퇴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현시점에는 직장이 있는 부산보다 고향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을 정도가 되었다.
고향에 가면 제일 먼저 나를 맞이하는 것은 유년 시절의 추억들이다. 그곳에는 어린 시절 내가 뛰놀던 동산과 멱 감고 물장구치던 영천강이 아직도 그대로 존재하고 있다. 비록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들판까지 아파트들이 점령하였지만, 다행히도 나의 고향은 아직 옛 모습을 상당 부분 간직하고 있다. 그곳은 또한 예로부터 희로애락을 함께 하던 살가운 얼굴들이 반갑게 맞아주는 곳이기도 하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나의 과거와 현재의 고향 생활에 대해 글로 남겨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런 생각에서 2년 전 무렵부터 고향에서의 추억과 고향 사람들의 삶과 애환을 담은 글을 SNS에 게재하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에 와서는 브런치라는 플랫폼에 집중적으로 글을 연재하였다.
이 책에는 과거 SNS에 실렸던 나의 고향에 관한 글들을 약간의 편집 과정을 거쳐 소개하고 있다. 책의 첫 장에는 내가 고향을 좋아하는 이유에 관한 글들을 담고 있다. 여기에는 농작물을 재배하면서 얻는 지혜, 고향 사람들의 애증에 관한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두 번째 장에서는 과거 고향에 대한 추억들을 회상하는 글들을 실었다. 영천강에서의 천렵, 한적한 시냇가에서의 휴식 등을 생각하면 지금도 입가에 미소를 짓게 된다. 세 번째 장에서는 자연이 주는 교훈, 물질문명으로 농촌에서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글로 표현하고 있다.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쓴 글들이라고 하지만 아마추어 초보 작가로서 쓴 글이기에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이 많다. 이러한 한계점은 앞으로 책 읽기와 글쓰기 훈련 등으로 점차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