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증산 선생의 사상을 공사사상(公事思想)이라고 일컫는 이유는 9년 동안 행하신 모든 행적이 공사(公事)를 진행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하늘도 땅도 사람도 뜯어고쳐 모든 존재를 새로운 생명의 존재자로 서게 하기 위한 우주적인 의례인 공사(公事)를 진행하셨다.
백여 년 전 이 땅에서 온 우주의 숨결을 몸소 갈무리하시고 전 존재의 파행적 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셨다. 그것이 바로 천지공사이다. 천지공사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정음정양공사(正陰正陽公事)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본 책에서는 정음정양공사에 해당하는 진의(眞意)를 밝히고자 한다.
정음정양(正陰正陽)의 세상이 이제껏 인류가 꿈을 꾸어온 이상세계이다. 이 세상의 온갖 생명들이 행복을 꿈꾸며 겹겹이 쌓인 원한을 머금고 기나긴 세월을 기다려 온 이상세계가 바로 정음정양의 세상이다.
인존의 세상의 구현을 위해 큰 법을 설하신 스승 윤산(輪山)선생님의 강의를 중심으로 《대순전경해의》에서 밝히지 못했던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어느듯 화창한 여름의 문명이 그 시공을 바꾸어 가을의 문명으로 접어들기 시작하고 있음을 느낀다. 생명의 조화가 그 실상을 보여 존재하는 모든 이에게 행복한 시공이 열리고 있다. 가상의 세계는 그 자취를 감추고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고 있다.
마지막 타오르는 가상의 불꽃을 향해 달려가는 이들이 아쉽기만 하다. 대붕의 날개 짓이 태청을 향해 날아오를 날이 멀지않게 느껴진다.
단기 4356
선천 癸卯년
후천 甲子년
白雁의 書를 받들며
泰山 張在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