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를 쓰는 동안 나는 수없이 운주사를 찾아갔다. 지형을 익히고, 날씨에 따른 주위의 분위기를 몸에 담고, 도깨비가 되었다가 스님이 되었다가, 왕따 당하는 어린 아이가 되어 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느낀 것은 사람 사는 세상에서 사랑이 식어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부처님이 우리에게 궁극적으로 가르치려는 것이 자비라면, 자비는 남을 가엾이 여기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이것은 관심으로 표현되어, 실천으로써 완성이 된다. 그런데 내 일이 아니라고 해서, 내게 이익이 없다고 해서 이웃과 담을 쌓아 버리는 사람들을 보며 부처님은 어떤 생각을 하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