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단 한번의 순간적인 시간의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지나버린 시간을 잡거나 다시 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바로 이런 것이 역사의 묘미일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인생도 자신이 살아왔던 지난날의 삶을 다시 살 수 없고 과거로 되돌아 갈 수 없는 것처럼 역사도 그러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역사와 인생의 묘미가 상통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인생은 역사처럼 되돌릴 수 없고, 현재와 미래를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에 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 역사에서 기록이 많지 않은 고대 사회의 역사를 밝혀내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리가 그 시대로 들어가 볼 수도, 들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만약에 타임머신이 있다면 역사는 놀이공원에 가서 기구를 타는 것과 같이 재미있기도 하고, 스릴 넘치는 공포감을 맛볼 수도 있는 놀이의 대상이 될 것이다.
그러나 타임머신이 없는 한 우리는 끊임없이 묻혀버린 역사를 발굴하고 새로운 사실을 밝혀야만 하는 또 다른 역사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이 책도 새로운 백제 역사를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