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육아는 ‘헬’이 아닙니다. 육아는 ‘행복’입니다.
“당신도 육아가 헬인가요?”
어느 날 후배들과 커피를 마시다 육아와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평소 생각대로 “육아와 결혼은 행복”이라고 말했습니다. 함께 있던 후배 셋이 이구동성으로 “와, 선배들 중에 결혼과 육아가 행복이라고 한 사람은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설마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 주위에도 ‘육아와 결혼=행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육아가 의미 있는 행위이고 부모의 의무이기도 하니 어쩔 수 없이 하는 사람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 더 현실적으로 말하면 미혼자들은 육아를 두려워하고 기혼자들은 육아를 힘들어합니다. ‘육아는 헬’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설마라는 생각으로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했습니다. ‘육아 헬’이라는 단어가 우르르 쏟아졌습니다.
“이럴 수가!”
행복육아의 열쇠는 ‘줄탁동기’입니다.
‘줄탁동기’는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저는 이 사자성어 안에 육아의 지혜와 행복에 이르는 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는 늘 부모를 향하고 있습니다. 알에서 나오고 싶은 새끼의 마음처럼 말이지요. 그러니 행복 육아를 위한 역할은 오롯이 부모에게 있습니다. 부모를 향한 아이의 마음을 읽고 아이로 향하는 순간 행복이 찾아옵니다. 그때부터 아이와 부모 사이에서 행복이 솟아납니다. 마치 멈추지 않는 샘물처럼 말이지요.
아이의 마음을 읽고 바라보는 것, 말로는 참 쉽습니다. 실제로는 어떤가요? 너무나 어렵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도 그렇게 생각하지요?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이였을 때 부모 사랑 결핍이 있어 누구보다 좋은 아빠로 완벽한 행복을 꿈꿨지만, 현실 육아 앞에서 좌절하고 말았습니다. 행복도 날아가고 자신감도 잃었지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저의 특이한 성장환경 덕분에 세상 어떤 아빠보다 빨리 아이를 향하게 됐습니다.
어느 날, 별 것 아닌 일로 아이를 울렸습니다. 우는 아이를 바라보는데 그 아이에게서 저를 봤습니다. 어린 시절 그토록 부모의 사랑을 바라던 아이가 제 앞에 있던 거였지요. 아이의 마음을 읽고 아이로 향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아이들이 저를 향해 행복 꾸러미를 다발 채 뿌렸습니다.
이 책은 세상 누구보다 빨리 아이를 향했고, 그때부터 아이가 주는 행복 더미 속에서 살아가는 아빠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세상 모든 부모에게 전하는 ‘행복육아 체험기’입니다. 보통의 육아 책은 부모와 자녀 이야기가 전부지만 이 책은 거기에 머물지 않습니다. 부모와 자녀 관계뿐만 아니라 부부관계, 부모와 조부모의 관계까지 담았습니다. 실제로 아이들은 엄마 아빠의 관계와 부모와 조부모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니까요.
독자는 1장부터 6장까지 총 30개의 변화무쌍한 행복이야기를 만납니다. 설렘으로 시작해서 기쁨과 즐거움을 만나고, 아이 덕분에 성장하며 고마움을 느낄 것입니다. 마지막에는 특별한 날을 더 특별하게 보내는 방법을 알게 될 것입니다. 6개의 장으로 구성했지만 각각의 이야기 모두 변화무쌍합니다. 콘서트에서 가수가 댄스곡을 불렀다, 발라드를 부르고, R&B를 부르다, 록을 부르는 것처럼 말이지요.
제가 행복에 이르는 방법을 연구한 건 아니고 아이들이 하나씩 알려줬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수록 더 많이 더 자세하게 알려줬어요. 아이들과 함께 하며 마음이 아이로 향했더니 행복이 하나하나 찾아왔던 것입니다.
책을 읽다 보면 ‘어떻게 이런 다양한 육아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그건 제가 바라보고 자랄 아빠가 없어 아이들이 그린대로 살아가는 아빠라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아빠가 됐을 때부터 아이들이 마음대로 그릴 수 있는 백지 아빠였으니까요. 아이들은 그 백지에 이것도 그리고, 저것도 그리고, 막 그렸어요. 자기들이 바라는 아빠로요. 그렇게 아이들 덕분에 이런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게 됐으니 참 고마운 아이들입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
누구나 한 번쯤 해본 말일 것입니다. 뒤늦게 무엇인가를 후회하는 말이지요. 아무 소용없는 말이기도 하고요. 세상 모든 부모들이 과거를 돌아보며 ‘그때 아이에게 이렇게 할 걸, 그렇게 하지 말 걸’과 같은 후회는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쉽지 않겠지만 부모가 되기 전에 ‘줄탁동기’를 깨닫게 되면 나중에 후회할 일이 없으니 제일 좋습니다. 부모가 된 지금이라도 ‘줄탁동기’를 깨닫게 되면 앞으로는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독자의 아이가 한 살이라도 더 어렸으면 좋겠습니다.
영원히 부모를 찾을 것 같은 아이도 어느 순간 부모를 떠납니다. 멀리 볼 필요 없이 여러분 스스로를 돌아보면 됩니다. 사춘기가 온 그때부터 더 이상 부모를 찾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때 부모님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여러분과 충분히 행복을 누렸다면 조금은 홀가분했을 것이고 그렇지 않았다면 그때부터 후회하지 않았을까요?
아이가 부모와 사진을 찍기 싫어하고 부모와 나들이를 가는 것을 꺼려하는 순간은 금방 옵니다. 그때가 되면 아이는 이미 떠난 기차가 되는 거지요. 더 안타까운 것은 우리가 아이였을 때는 그 시기가 중학생 때 찾아왔지만 요즘 아이들은 초등학생 때 찾아옵니다. 그만큼 아이가 부모에게 무한사랑을 주는 기간이 짧아졌다는 것이지요.
애프터서비스 가능합니다.
부모가 되기 전에는 누구나 ‘내가 부모로서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을 가질 것입니다. 처음 해외여행을 자유여행으로 갔을 때처럼 말이지요. 조금은 두렵고 긴장되니까요. 그런데 실제로 가면 어떨까요?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이고 더 멋진 풍경과 어울려 즐겁고 행복한 여행을 하지 않나요?
육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이 가진 모성애와 부성애, 여러분의 아이,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여러분들을 행복하고 멋진 부모로 만들 것입니다. 여러분과 여러분의 아이를 믿으시고 당당하게 지금 가는 길을 걸어가면 좋겠습니다. 보고 배울 아버지 없이 자란 저도 되는데 여러분이 안 될 이유가 없으니까요. 이 책이 ‘줄탁동기’를 깨닫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책을 읽었는데 얻은 게 없다는 생각이 들면 언제든 연락하면 좋겠습니다. 블로그든 메일이든 여러분이 원하는 방식으로요.
이 글이 나오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빛을 보지 못할 뻔한 책이지요. 그러므로 감사한 사람이 너무나 많습니다. “아빠, 책은 언제 나와? 아직도 책 써?”라고 수시로 물어봐 준 두 아이가 너무 고맙습니다. 글을 쓸 수 있도록 한결같은 마음으로 배려해준 아내도 고맙고요. 책을 쓰는 과정에 용기와 도움을 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이홍식 팀장님과 윤백진 본부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늘 긍정적인 피드백으로 제가 책 쓰는 마음을 놓지 않게 해준 해피러닝 세븐스타 친구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끝으로 원고가 책이 되는데 도움을 주신 넥센미디어 배용구 대표님과 김흥중 편집국장님, 김진수 선생님, 넥센미디어 식구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2019년 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