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역사에 흥미가 있어 옛날 일을 조사하는 걸 아주 좋아합니다.
이 그림책에서도 미켈란젤로의 스케치를 모사하거나 당시 유행하던 모양을 넣거나 해서 미켈란젤로가 살았던 이탈리아의 분위기를 살리려고 마음을 썼습니다.
의복이나 풍경을 그리기 위하여 오래된 그림을 참고로 했으나, 다비드 상이 서 있는 광장 주변의 건물은 꽤 달라져서 자료를 모으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어려웠던 건, 미켈란젤로의 작업장입니다. 물론 사진도 없고, 도면이나 그림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또한 미켈란젤로가 어떻게 돌을 파냈을까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기 때문에 약간의 추측을 더해서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런데 미켈란젤로가 다비드를 조각한 대리석은 결코 가장 좋은 대리석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재료를 완벽하게 살린 기술, 도전하는 의지, 남다른 노력 그리고 그 돌이 다비드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적인 힘 같은 것들이 함께 하나의 조각에 쏟아 부어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월을 뛰어넘어 다비드 상이 우리들에게 말을 걸고 있는 게 아닐는지요?
이러한 배경 이야기를 알면 작품을 보는 즐거움이 한층 깊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여러분에게도 미켈란젤로가 보다 가까이 느껴지도록 그림에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은 무척이나 즐거운 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