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 살고 있는 나는 관광지를 찾아다니는 것보다 옛 건물들이 남아 있는 오래된 거리, 상점가, 술집, 유곽 지대 등 특색 있는 장소를 찾아 여행하는 걸 좋아한다. 그 지역에 전해져 내려오는 역사와 숨결, 페이소스를 느끼고 싶다고 늘 생각했다. 가 본 적 없는 곳을 찾아 무작정 걷고, 그곳에서 태어나 계속 살고 있는 현지 사람들을 우연히 만나는 것, 그것만으로도 언제나 가슴이 설렌다.
그 지역의 기후와 풍토에 맞게 지은 집, 제철 음식, 소박하고 검소한 살림살이……. 여행을 하면서 그런 것들과 만나는 것이 여행자들에게는 비일상적인 자극이 된다. 매일매일 분주한 일상을 살고 있기 때문에 휴일에는 기차를 타고 어딘가로 훌쩍 떠나 한가로이 여행하고 싶다. 지역 특산물이나 저장 식품, 발효 식품 같은 것을 맛보는 것도 해 보고 싶다. 그리고 뭐라고 해도 빠트릴 수 없는 그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맥주, 와인, 소주의 맛. 맛있는 음식은 언제나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준다. 여행지에서 길을 가다 불쑥 들어갔던 가게에서 가게 주인이나 옆자리 손님과 이야기꽃을 피우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이 책에서는 내가 마음에 들어 몇 번이나 방문했던 장소부터, 언젠가는 다시 오고 싶다고 생각했던 특별한 장소까지 매우 다양한 곳을 소개하고 있다. 복고풍 건축이나 오래된 집들이 늘어선 거리, 철도, 에키벤(기차역에서 파는 도시락), 맛집 등 일반적인 여행 안내서에는 나오지 않는 다소 특이한 정보를 글과 그림으로 담았다. 이 책을 손에 쥔 한 사람 한 사람이 나만의 여행 스타일을 찾아내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