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출간본에 붙이는 작가의 말
가난했지만 마음만은 꽉 차 있었던 어린 시절,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열중했던 시간이 ‘보석’이 되어
지금까지 내 마음속에서 반짝이고 있다. _다시마 세이조
작가는 2022년 5월, 한국 초청 강연에서 ‘환경과 평화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하면 좋을까?’를 묻는 독자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나를 이루는 것, 내가 먹는 걸 소중히 여기세요. 우리는 그들의 생명을 빌어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나 자신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이 다른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것입니다. 나 자신을 가장 먼저 소중히 여기세요.”라고.
<채소밭 잔치> 책을 만들자고 제안을 받았을 때, 채소들과 진심으로 마음이 통하면 아이들과도 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채소와 진정한 교제가 이루어지지 않아 15년이 걸린 뒤에야 채소가 친구가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 이슬에 젖은 무우를 보면 섹시해 보여서 어젯밤에 남자친구 만났나며 물어보게 되고, 실제로 달빛 비치는 밤길에 남자 무우가 여자 무우에게 가는 것이 보였다. 내 책에서는 할아버지도 사람같지만 사실은 채소에 눈, 코, 입을 붙여서 나타냈다. 따라서 채소를 손쉽게, 경솔하게 의인화 시키지 않았다.
생명의 움직임이 그림 속에 들어있고 생명의 여운이 그대로 살아있어 전달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