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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 분주했던 지난 연말에 마음을 사르르 녹인 책 한 권을 만났다. '농가에서 일상을 화보처럼 살아가는 콩콩 씨'란 부제의 <시골 낭만 생활>. 시골과 낭만이란 범상치 않은 조합의 제목과 살랑한 느낌의 표지가 호기심을 자극했다. 저자 콩콩 씨는 네이버에서 잘 알려진 블로거인데, 이 책을 통해 그녀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다. 책을 읽기 전, 날개에 소개된 네이버 블로그 주소로 달려가 먼저 그녀의 일상을 엿보았다. 블로그에는 감각 있는 사진과 사진과 잘 어우러지는 글로 가득했다. 그때 짐작했다. 이 책 참 느낌 있겠다 하고. 서울의 14평 작은 아파트에서 복닥복닥 지내다 2005년 남편의 권유로 시골의 작은 농가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콩콩 씨. 농가는 '오렌지 카운티'로, 자신만의 작업실은 '콩콩 공작소'로 아기자기한 이름을 붙이기도 하고, 두 아이, 남편과 자전거 타기, 우쿨렐레 연주회, 캠핑을 즐기며 알콩달콩하게 시골 생활에 적응해나갔다. 사계절 변화에 따른 재철 자연 식재료로 건강식을 만들어 먹고, 자신이 좋아하는 리폼, 바느질, DIY로 집안과 공방이자 가게 '가마가 텅 빈 날' 곳곳을 손수 꾸몄다. <시골 낭만 생활>은 시골 생활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지난 8년간 도예가의 아내로, 두 아이의 엄마로, 블로거 콩콩 씨로 살아온 시간을 그대로 기록한 책이다. 그녀가 사랑하는 오솔길의 사계절 풍경을 시작으로 시골에서 보낸 행복의 순간들을 따뜻한 감성 사진에 담아 보여준다. 도예가 남편이 직접 제작한 멋스러운 식기들은 물론, 감각 있는 테이블 세팅, 인테리어도 자주 등장해 눈을 즐겁게 만든다. 그녀의 이야기를 책으로만 읽기 아쉬워 경기도 이천으로 한걸음에 달려갔다. 책 속 모습처럼 화사한 웃음으로 맞아준 콩콩 씨. 추운 날씨였지만 따뜻한 난로 옆에서 그녀가 직접 내려준 커피를 마시며 책과 삶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녀와 함께한 차 한 잔의 여유, 조곤조곤한 이야기들을 글과 사진으로 전하고자 한다.
알라딘 : 만나 뵙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 책 느낌대로의 집이고, 실제 와보니까 살아 있는 느낌이 더해져 참 좋아요. 고민숙 : 감사합니다.(웃음) 알라딘 : <시골 낭만 생활> 전에 공저로 두 권의 책을 내신 걸로 알고 있어요. 이 책은 고민숙, 본명으로 나온 공식적인 첫 책인데, 소감 어떠셨는지. 알라딘 : 블로그의 이야기도 상당 부분 들어가져 있는 거죠? 고민숙 : 네, 물론이죠. 블로그가 제 일기장이기도 했고, 꾸준히 기록해온 장소이기도 했으니까 빠질 수는 없었어요. 가끔 물어보세요. 어떻게 블로그를 꾸준히, 매일같이 운영할 수 있는지. 제가 그걸 일이라고 생각했으면 절대 못했을 텐데, 그때 그때 사진 찍고, 느낌 정리하는 일이 무척 즐거웠어요. 기록해두지 않았다면 아이들이 커가는 순간 순간들을 쉽게 잊어버렸을 텐데, 동영상 찍듯이 블로그에 바로 글과 사진으로 담았던 것이죠. 제가 좋아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8년이나 기록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알라딘 : 파워 블로거들이 대거 등장한 이후로 그들의 포스트들이 한 권의 책으로 엮어지는 일이 트렌드화 되었다고나 할까요? 이 책은 글과 사진이 잘 어우러져 유독 특별한 느낌이 들었어요. 연말이라 여유롭게 앉아서 이 책을 읽을 수는 없었지만, 출퇴근길에 짬짬이 읽으면서 읽는 순간만큼은 여유로움을 만끽했어요. 사진 중간 중간에 들어가는 글들도 마음에 착착 와 닿았어요. 고민숙 : 아유, 감사합니다.(웃음) 알라딘 : 이 책이 독자들에게 어떤 의미가 되었으면 좋겠는지, 어떤 영향을 주면 좋겠는지요? 고민숙 : 누군가처럼 자연에 큰 뜻을 품고 시골로 내려온 것이 아니라, 생활인으로 내려온 한 아줌마가 시골에서 아이들과 함께 살면서 느낀 부분들을 잔잔하게 담은 것인데요, 저의 생활을 보면서 어떤 분들은 대리만족을 조금은 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큰 의도 아래 낸 것은 아니고, 제가 자연에 녹아서 사는 모습을 통해 읽는 분들도 잠시 쉴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알라딘 : 대리만족이 조금이 아니었어요. 누구나 로망하는 삶을 살고 계세요.(웃음) 고민숙 : 블로거들나 독자들께서 ‘내가 그렇게 못하는 일을 콩콩님께서 하시는 걸 보고 위안을 받았다, 복작복작한 하루였는데 마음이 편해졌다’ 이런 말들을 덧글이나 문자로 보내주세요. 그런 걸 볼 때마다 내가 의도한 바가 전달이 되는구나 싶으면서 신기하더라고요. 알라딘 : 8년 전이죠, 서울 생활을 접고 남편의 권유로 시골에서의 삶을 시작하게 되셨어요. 기존의 삶에서 방향을 튼다는 것은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책에는 관련한 내용이 앞 부분에 약간만 소개되었는데, 결정적 계기, 아이들과 주변의 반응 등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고민숙 : 책에도 썼듯이, 저는 시골 출신이고 고향집이 아직 시골에 있어요. 그래서 시골의 삶이 불편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사실 요즘 세상에는 시골에도 컴퓨터 되고, 택배도 오고… 다른 집은 여자들이 너무 반대해서 시골로 옮기는 걸 못하신다는데 저흰 그렇지 않았어요. 저는 처음에 들었을 때도 “응, 나는 괜찮아” 이랬고, 이곳에 오기 전에 남편과 함께 안성이나 충청도 경계 어디의 땅을 몇 번이나 봤어요. 그리고 아들은 5살, 딸은 3살 너무 어렸던 시기라 반대하고 말고 할 건 없었어요.(웃음) 알라딘 : 제 생각에 의견 조율하는 데 작은 불화가 있지 않았을까, 여러 고민들이 있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그런데 말씀 듣고 보니, 책에 나온 대로 시골로 이사하는 일이 수월하셨군요!(웃음) 고민숙 : 우리 남편은 정말 복 받은 사람이죠.(웃음) 저도 사실 열네 평 아파트가 너무 답답했어요. 제가 어렸을 때 마당이 있는 시골집에서 살았듯이, 아이들도 어릴 때 시골에 살아보는 것만큼 좋은 건 없다고 생각했어요. 알라딘 : ‘오렌지 카운티’(저자가 직접 지은 시골 농가 이름)를 보며 부러웠던 것 중 하나가 철마다 나는 자연 식재료들이었어요. 매실나무인 줄 알았던 살구나무, 냉이와 쑥, 엄나무 순(개두릅), 비염에 좋은 목련 차… 오렌지 카운티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계절별 식재료, 그것을 이용한 음식이 뭘까요? 고민숙 : 봄에 채취할 수 있는 자연 식재료가 제일 많아요. 지천으로 깔리죠. 처음에는 관심이 없어서 농협에서 사다 먹곤 했어요. 그런데 주위에서 어른들이 달래, 쑥, 냉이 캐는 걸 보면서 어깨너머로 배웠어요. 이 집 살면서 이렇게 넘치는 식재료들을 왜 안 캐먹냐고, 혼나기까지 했어요.(웃음) 여름 장마 오기 전까지는 풍성한 자연 식재료들을 먹다가 계속되는 비, 내리쬐는 뙤약볕 시즌이 되면 텃밭을 그냥 눌러 엎어요. 겨울엔 또 눈이 와서 쉬고요. 부모님께서 평생 농사 지으시는 걸 보고 자라서 그런지 직접 할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배추 꼭 심어서 김장해야지, 이런 생각은 안 해요. 살 수 있는 건 사서 먹고, 가볍게 기를 수 있는 건 길러서 먹는 정도만 해요. 아, 책에서 한 가지 빠진 이야기가 있어요. 우리 남편은 인삼 심어놓은 것처럼, 달래 있는 데를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지 않아요. 밑이 동그랗게 잘 여물었는지 꼼꼼히 살폈다가 적정한 시기에 해랑이를 데리고 가요. 해랑이가 달래 다듬는 걸 정말 잘 하거든요. 둘이 환상의 복식조에요. 남편은 달래 뽑고, 해랑이는 옆에서 다듬고.(웃음) 자연 식재료들은 특별한 양념 안 하고 먹는 게 훨씬 더 맛있어요. 가볍게 들기름, 깨소금, 간장 정도만 넣어도 멋진 음식이 돼요. 알라딘 : 워낙 싱싱한 재료들이니까 가능한 일인 것 같아요.(웃음) 식비 부분은 어느 정도는 절약이 될 것도 같은데요, 도시에서 살 때보다 실제로 생활비가 덜 드나요? 고민숙 : 봄에는 확실히 절약이 돼요. 그런데 그 외에 전기세, 수도세 이런 부분들은 도시생활과 큰 차이가 없어요. 알라딘 : 책 내용 중에서 재미있었던 부분이 자전거 타기, 우쿨렐레 연주회, 홈 캠핑이었는데요, 시골에서의 생활이 무료하지 않게 활동적인 일들을 잘 즐기셨더라고요. 또 다른 재미난 활동들이 있나요? 고민숙 : 책에도 살짝 언급되기도 했는데요, 겨울에 즐길 수 있는 일들이 너무 좋아요. 집 주변이 밭, 언덕이에요. 눈이 쌓이면 아이들이 뛰어다니면서 러브 스토리를 찍는 거에요.(웃음) 청둥오리들이 서식하는 웅덩이가 있어요. 그곳이 얼면 저희만의 아이스링크장이 되는 거에요. 남편이 못 쓰는 의자를 개조해서 눈썰매를 만들었어요. 그거 타면서 신나게 놀죠. 알라딘 : 오렌지 카운티, 손바닥 정원 등 공간에 딱 들어맞는 아기자기한 이름들을 잘 붙이시는 걸 보면서 네이밍 실력이 대단하시다 생각했어요. 이름 있는 공간, 혹은 사물이 또 있나요? 고민숙 : 주변에서 작명소 차리라는 소리도 듣긴 했어요.(웃음) 제 차는 ‘블루’고요, 제 작업실은 ‘콩콩 공작소’고요, 지금 인터뷰하는 공간은 ‘데크룸’이고요… 음, 또 뭐 있을까요. 아, 자전거에도 이름을 붙였어요. ‘오렌지, 자두, 바나나…’(웃음) 2006년도 일본에 갔을 때 타샤 할머니 책을 처음 접했어요. 그 책을 본 순간 신선한 충격을 받았어요. 할머니 책에 보면 버몬트 숲이 나와요. 할머니를 정말 좋아해서 저의 산책길을 ‘비밀의 숲’이라고 지었어요. 알라딘 : 집안 곳곳, 특히, 태랑, 해랑의 방 리모델링, 아기자기한 소품들 등 인상적인 사진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요. 책을 읽다 보니 다 손수 작업하신 듯한데요, DIY 관련 전공을 하셨는지, 아니면 정식 클래스를 수료하셨는지요? 고민숙 : 요즘 엄마들의 특징은 관심만 있으면 다 하시는 것 같아요. 전공은 중어중문입니다.(웃음) 서울에 있을 때, 첫 취미는 바느질이었어요. 애들 옷 만들어 입혔었죠. 처음에는 손바느질을 하다가 나중에는 미싱을 사서 했어요.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리폼을 하게 되더라고요. 리폼 하다가 목공에 관심이 옮겨갔어요. 목공소 같은 데서 전문적으로 배워보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일본 잡지 보면 허술하지만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돈 주고 사면 너무 비싸잖아요. 여기가 농장이 있던 자리라서 질 좋은, 오래된 자재들이 많았어요. 그걸로 만들어서 하다 보니까 진짜 되는 거에요. 재미가 붙었어요. 알라딘 : 기본적인 손재주, 감각을 갖추고 계신 것 같아요. 고민숙 : 아, 조금은 그런 것 같아요.(웃음) 사실은 호기심이 많아요. 호기심이 손을 따라가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어떤 걸 봤을 때 예쁘다, 하는 정도로 그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정말 예뻐서 내 손으로 만들어봐야겠다 하는 사람이 있는데 제 경우 후자라고 볼 수 있죠. 계속 하다 보면 실력이 늘 수밖에 없어요. 알라딘 : 제 경우, 결혼 전에는 손 하나 까딱 안 했다가 결혼하면서 그릇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그릇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요리와 베이킹에 재미를 붙이게 되었어요.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관심사가 퍼져나가게 되더라고요. 저는 결혼이라는 걸 통해서 새롭게 눈이 열리는 부분들이 생긴 것인데, 언제부터 DIY에 관심을 두게 되셨어요? 고민숙 :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 제가 그때부터 뭔가를 만드는 일을 했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인지하지 못 하고 있었는데, 제 방이 남달랐다고 해요. 크리스마스에 색종이로 오너먼트를 만들어 장식했다던가, 팬시점에서 상품을 사서 다른 방식으로 변형시켰다던가. 가만 생각해보면 친정엄마의 영향이 컸던 것 같아요. 엄마가 한복천과 레이스를 활용해서 믹서기 받침을 만드실 때 저는 그 옆에서 레이스를 잘라 인형 치마를 만들어줬어요. 엄마가 만드시는 걸 옆에서 보고 저도 만들곤 했어요. 알라딘 : 제가 봤을 때 오래 전부터 감각이 있으셨던 것 같고, 삶에 적용하면서 보다 구체화된 것 같아요. 고민숙 : 아이들 키우면서 본격적으로 만들게 된 거죠. 알라딘 : DIY에 도움이 된 책 혹시 있나요? 고민숙 : <Come home>이요. DIY나 리폼하는 주부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바이블이죠. 그 책의 매력이 산만한 것 같으면서도 굉장히 내추럴하다는 것이에요. 저희집도 마찬가지에요. 완벽하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고, 반듯하지도 않지만 사람의 온기가 스며든 곳. <Come home>이 그런 느낌이 드는 책이에요. 의류쪽으로는 <リンネル>를 추천할 만해요. 아이옷 만들어 입힐 때, 일본 서적을 많이 참고했어요. 일본 실용서의 장점이 바로 패턴이 잘 수록되어 있다는 것이에요. 일본어를 몰라도, 그림 보고, 모르는 단어는 사전 찾아가면서 하니 되더라고요. 임신했을 때 5개월간 일본어 단어를 열심히 외우고, 바느질 책 많이 참고하면서 일본어 실력이 늘었어요. 요즘에는 북유럽이나 영국으로 관심을 돌렸어요. 알라딘 : 국내서에서 추천할 만한 책은요? 고민숙 : <어라운드 Around> 참 괜찮은 책 같아요. 알라딘 : 혹시 <킨포크 kinfolk> 아세요? 고민숙 : 아, 최근에 <킨포크 테이블> 번역서 샀어요. 킨포크 마인드도 정말 너무 좋아서 반했어요. 알라딘 : 비싸지 않고, 흔히 구할 수 있는 것들로 데코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 같아요. 뭐가 있을까요? 고민숙 : 저는 정말 좋은 환경 속에서 살고 있어요. 남편이 그릇 만들어 주고, 철마다 새로운 꽃을 자연에서 취할 수 있고… 겨울이라 없을 것 같지만, 마당을 둘러보면 분명 무언가가 있어요. 빨간 찔레 열매도 장식품으로 사용하고 있고요, 넝쿨을 주워다가 앤티크 실패, 털실, 말린 꽃을 활용해서 리스를 만들었어요. 화려하진 않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는 재료들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무척 만족스러워해요. 그리고 딸과 함께 리스를 또 만들었어요. 저는 핀터레스트 Pinterest에서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찾아서 참고하여 만들려고 했는데, 해랑이는 이미지를 참고하면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감에 사로잡힌다면서 보지 않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딸 아이 통해서 제가 배웠어요.(웃음) 해랑이는 있는 재료로 글루건 없이도 자신의 창의력을 발휘해서 정말 근사하게 만들었어요. 참 신기했어요. 생각해보면 애들의 자유분방하고 창의적인 부분이 알게 모르게 시골에서 살면서 영향이 된 것 같아요. 알라딘 : 와, 정말 멋지네요. 해랑이의 그 모습을 저도 배워야 할 것 같아요.(웃음) 지금까지는 즐거운 이야기만 했는데, 가볍지 않은 질문을 드려볼게요. 사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책 제목이 <시골 낭만 생활>이긴 하지만, 사람의 삶이 어떻게 낭만적이기만 할 수 있겠는가. 이 책에서 시골 생활이 녹록하지는 않았다고 잠깐 언급하시긴 하셨어요. 책 자체의 컨셉을 고려한다면, 어두운 이야기들을 계속 드러낼 수는 없었겠다 생각했죠. 그래서 뵙게 되면 꼭 여쭙고 싶었던 부분이었어요. 고민숙 : 저는 사실 ‘농가에서 일상을 화보처럼’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붙이고 싶었어요. 제 경우는 귀농이 목적이 아니라, 남편의 직업으로 온 것이에요. 무조건 서울 작업실을 정리하고 시골로 내려왔던 처음 1년 동안 수입이 없었어요. 그때는 정말 힘들었어요. 이천에 오고 약 2년 후부터 ‘이천 도자기 축제’에 나가기 시작하면서 알려지게 되었고, ‘가마가 텅빈 날’이란 숍도 열게 되었어요. 가게는 남편의 이름을 걸고 작품을 만들어서 판매할 뿐 아니라, 제가 좋아하는 빈티지, 핸드메이드 제품들도 선보일 수 있는 장소에요. 알음알음 알고 찾아 오시는 분, 그리고 마니아도 생기면서 조금 안정적인 상태로 접어들었어요. 알라딘 : ‘이천 도자기 축제’가 매년 열리는 행사인가요? 정보를 어디서 얻을 수 있는지, 매년 언제 시행되는지요? 고민숙 : ‘이천 도자기 축제’ 검색하시면 공식 홈페이지가 나와요. 매년 봄이나 가을에 시행되어요. 유동적이라 홈페이지 통해서 정보를 입수하시면 될 것 같아요.(이천 도자기 축제 : http://www.ceramic.or.kr/index.jsp) 알라딘 : 저도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이다 보니, 고양이만 나오면 눈이 자연스레 커지면서 관심을 두게 되는데요, 책에 루시, 설이와 아기 고양이 네 마리 이야기가 나와요. 집 나간 설이와 아기 고양이 네 마리는 여전히 무소식인가요? 고민숙 : 아, 아직 행방을 모르겠어요. 제 추측으로는 어떤 위협을 느끼고 새끼들을 피신시키면서 터전을 옮긴 것 같아요. 알라딘 : 책을 받자마자 살림 노하우 관련 책을 내셔도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두 번째 책을 내실 생각이 있으신지, 있으시다면 관련한 내용 살짝 공개해주세요. 고민숙 : 핸드메이드의 경우, 좋아하는 대상들이 가지를 치면서 확장되기가 쉬워요. 제가 좋아하는 것들, 저를 이루는 것들에 대해서 정보를 나눌 수 있고,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책을 준비 중이에요. 알라딘 : 2013년 가장 기억에 남는 일, 2014년의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고민숙 : 아무래도 2013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제 책을 출간한 것이죠.(웃음) 제 스타일은 계획 없이 그저 열심히 사는 것이에요. 예전에는 이렇게 목표가 없어도 되나 싶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내가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어떤 기회가 있구나 깨닫게 되었어요. 그래서 최대한 즐겁게, 최선을 다해 살자라고 생각해요. ? 다른 저자 인터뷰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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