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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이름:김경욱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1년, 대한민국 광주광역시

직업: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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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 <너는 지구에 글 쓰러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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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을, 홍대 카페에서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라는 소설집을 낸 김경욱 작가를 만났습니다. 소설과 소설쓰기, 그리고 소설 읽기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사진 촬영 등은 창비 출판사에서 수고해주셨습니다. | 알라딘 도서팀 한국소설 MD 김효선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 / 김경욱 지음 / 창비 / 2011)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 안에서

 

 

처음 책을 봤을 때부터, 제목이 강렬하고 인상적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표지의 이미지도 그렇고요. <신에게는 딸이 없다>라는 책도 있는데요, 표제작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의 제목을 지으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라는 게 서양 속담이에요. 다른 책을 읽다가 그 문장을 보고 문장이 의미심장해서, 언젠가는 한번 제목으로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마침 그 제목에 맞는 내용을 구상하게 되어 제목을 붙였죠.

 

 

작품들이 전체적으로 하드보일드하다는 느낌입니다. (네 그렇죠. 무겁죠. 심각한 얘기들 같고, 진지하고.)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 <태양이 뜨지 않는 나라>에서는 우리 사회의 문제에 대한 인식이 보일 듯 한하고요. 전작은 연애소설 <동화처럼>이었고,  (연애소설도 이전 소설보다 말랑한 거였는데) 이후 유독 하드보일드한 면이 많은 소설들을 묶어내시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네 그렇죠. 그게 조금 더 이제까지 제가 써오던 것에서는 튀는 소설이죠. 시기적으로는 이번에 써온 게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쓴 글이에요. 장편은 2009년에 썼고요. 그러니까 장편 쓰기 전부터 써오던 글이고, 또 장편하고 단편 작업이 다른 것도 있고요.

독자분들 입장에서는 동화처럼으로 저를 처음 접하게 된 분들은 굉장히 다르게 느껴질 수 있는데, 예전부터 커트코베인, 장국영, 위험한 독서(: 누가 커트코베인을 죽였는가, 장국영이 죽었다고? 위험한 독서)를 쭉 읽어오셨던 분들은 좀 더 하드보일드해졌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실 것 같아요.

 

 

표제작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동 성폭력과 복수라는 주제는 무척 강한편입니다. 현재 발표된 소설보다 자극적이고 강하게, 얼마든지 쓸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오히려 더 절제된 느낌으로 쓰신 게 특히 인상 깊었어요.

 

제가 워낙, 절제된 표현을 좋아하고요, 사실은 그 이야기의 모티프가 된 사건 자체가 굉장히 자극적인데, 제가 관심을 가졌던 것은 사건의 자극적, 선정적인 내용이 아니고 사건이 벌어졌을 때 그와 관련된 인물들, 혹은 주변의 인물들이 어떤 방식으로 반응을 하는가. 그리고 어떤 생각들을 하는가. 거기에 더 초점을 맞췄어요. 그 사건보다는 그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의 모습이요. 그 할아버지가 사적인 복수에 나갈 수밖에 없게 된 환경들, 사건을 당한 소녀의 할아버지, 그 할아버지가 사적 복수에 나선 환경들, 신의 이름으로 감행한 사건, 그리고 복수의 허망한 끝.

여기서 복수가 허망해진 데에는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할아버지 같은 경우엔 피해잔데, 피해자가 복수를 하지만 여전히 약자로 남는 모습. 이미 소외된, 사회적 약자들이 복수 후에도 여전히 계속 소외되는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을 더 강렬하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재개발단지의 노인이 믿는 과 아파트단지 사람들이 믿는 이 같은 신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한 노인의 복수극에서 이게 신의 뜻이다라고 말했던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또 종교갈등도 우리 시대의 화두가 되고 있는데, 한 노인의 복수극에 이라는 절대자가 차지하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노인이 주사위를 던지는 장면, 신의 뜻을 발견했다고 믿는 장면이 나오는데, 사실은 그 장면에서는 주사위를 통해 드러난 건 신의 뜻이 아니고 노인의 의지가 드러난 거죠. 결국 해석에도 자기자신의 의지가 반영이 되는 거잖아요. 노인은 그 장면을 통해서 자기의 복수의 정당성을 신의 이름으로 찾게 되는 거죠.

그리고 저는 특정한 종교에 대해서 특별히 관심이 있다기보다는, 종교라는 것을 믿는 사람들에 관심이 많아요. 종교라는 것을 믿는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종교가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어떤 것을 하게 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 소설에서도 종교를 믿는 인물로 설정하게 되었죠.

 

 

 

 

 

 

김경욱 소설, 천천히 읽기

 

연애소설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싶습니다. <연애의 여왕>이라는 단편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연애소설의 여왕이 쓰는 연애와 이 소설의 연애가 다르다는 생각을 했어요. <99%>에서도, <연애의 여왕>에서도 이들은 나름의 연애를 하고 있는데, 그 연애에도 계급의 문제, 욕망의 문제가 빠지지 않습니다. 소설에서연애소설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연애라는 것도 다양한 인간관계 중의 하나잖아요. 결국은 관계라는 측면에서 접근을 하게 될 것 같아요.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의 특정한 부분이잖아요. 그런 관점에서 접근을 하지 않을까 싶어요.

 

 

소설에서 쓰인 이미지들이 인상 깊었습니다. 언어로 보여주기보다는 이미지로 보여주시는 장면이 그랬는데, 다시는 복권을 사지 못하는 청년이 마지막 희망을 잃은 모습이라든지, 견고하게 계급을 가른 아파트 단지라든지, 챔피언 허리케인의 마지막 뼈와, 120g의 체중이라든지말하기보단 보여주면서 오히려 더 여운이 길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일단은, <태양이 뜨지 않는 나라>의 마지막 장면은 오히려 그렇게 읽힐 수 있다고 썼어요. ( :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 대한 김경욱 작가가 생각한 의미와, 인터뷰어가 읽은 의미 사이에 차이가 있었습니다.) 복권이라는 건 자기 자신의 현실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탈출구로서 복권을 사는 건데, 복권을 사지 않는다는 건 오히려 요행에 의지하지 않고, 현실을 자기 힘으로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응시하겠다, 이렇게 읽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썼어요. 자신의 힘으로, 자기 의지로 바라보고 요행따위는 바라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썼는데, 그게 오히려 반대로 느껴지기도 했네요. 어머니가 버리고 갔던 동전도 묻어버리는 것에서, 누구에 대한, 사회에 대한 원망도 없이,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스스로 살아가겠다는 뜻으로요.

 

직접적으로 얘기하지 않고이미지라는 단어를 쓰셨는데 이미지보다는 장면화라는 표현을 쓰고 싶어요. 한 장면을 여러 가지 장면으로 만드는 걸 고민을 하거든요. 이렇게 장면화하는 방식이 직접적으로 얘기하는 방식보다 독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지 않나 싶고요, 독자들이 적극적으로 해석해서 여운을 만들어냈으면 해요.

 

 

이전 작중 드라마화된 작품도 여럿 있는데요 (: <장국영이 죽었다고?>, <누가 커트코베인을 죽였는가> 등의 작품이 드라마로 방영되었습니다.) 이 역시 소설의 특성 때문일 수도 있을까요?

 

그건 잘 모르겠어요. 드라마라는 건 전혀 다른 장르이기 때문에, 저는 소설을 쓰면서 영상매체로 옮기기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쓰진 않고요, 대신 소설을 쓸 때 장면화를 고려합니다. 그게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고, 가능하면 말하는 것보다는 보여주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각 소설들의 결말이 인상적입니다. 한 장면만 더 보여주면 끝이 보일 듯한데 정확히 그 앞에서 이야기가 종결되는 듯했는데요, 희미한 희망 혹은 희미한 변화의 기운 같은 것이 느껴져서 여운이 더욱 깊었습니다. 단편의 결말을 이렇듯, 완전히 닫히진 않은 상태로 맺으신 이유도 여운과 장면에 관한 것으로 생각해도 될까요?

 

독자분들이 마지막 문장을 읽고 상상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그 마지막 하나에 대한 이야기는 독자의 몫으로 두려고 하고요.

 

 

덕분에, 잘 읽히는 것과는 별개로, 이야기 하나를 읽고 많이 쉬어야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중간에 생각을 정리해야 했고요, 바로 다음이야기로 몰입하기엔 좀 힘들기도 했고요. 정성을 기울여서 독서해야 하는 책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 감사합니다. (웃음)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인간들이 각 이야기마다 주역으로 등장합니다. 몇몇 이야기의 비극성과 적이 명확합니다. 소설을 읽노라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 우리의 적이 누구인지가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나는 느낌이었습니다. 현실의 부조리며 비극이 이렇게 구체적으로 소설에 반영된 이유가 있을까요?

 

저는 늘, 소설이라는 게 결국은 작가가 살아가는 시대며 사회에 대한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해요. 사회에 대한 해석을 바탕으로, 동시대 살아가는 사람에게 질문을 던지는 양식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 전에 썼던 작품집에서도 그랬고요. 특별히 이 작품집이 그런 생각이 강해진 건 아니고요, 그 전부터 그런 생각을 쭉 가져왔고 그때그때 제가 관심이 가고, 많이 생각했던 문제들. 혹은 제 안에서 생겨난 질문들, 이런 것들을 이야기로 만들어왔던 것 같아요.

 

 

 

 

 

 

 

 

 

 

 

 

 

 

 

 

 

 

 

 

 

김경욱, 쓰며 읽고 생각하는

 

 

최근에 에세이집이 출간되었습니다. <소설가로 산다는 것>이라는 책에도 글을 실으셨는데요, 소설가로 산다는 것이 김경욱 작가님께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글쎄요, 저는 특별히 글을 쓰지 않을 때는 소설가로 살고 있다고 의식하진 않아요. 소설을 쓸 때는 내가 소설을 쓰고 있구나 의식을 하죠. 단지, 소설을 쓰지 않을 때도, 이를테면 영화나 드라마를 보거나 다른 책을 읽을 때도 늘, 어떤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부분은 있어요. 글로 쓸 수 있는, 영감을 줄 수 있는 것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니까요. 그런 면에서 소설을 쓴다는 건 출근도 퇴근도 따로 없는 '' 같아요. 어떤 순간, 어떤 상황에 제가 글로 쓸 수 있는 무언가를 만날 수 없기 때문에. 그렇다고 특별히 늘 염두에 두고 사는 것은 아니고요, 그냥네 그렇습니다.

 

 

현재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글을 읽고 글을 쓰는 학생들에게 특히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글쎄요. 글쓰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열정인 것 같아요. 내가 꼭 이거를 하지 않을 순 없다 하는 것, 그리고 하는 순간에는 그게 너무 즐겁고 행복해야 하는 것 같아요. 다른 문학적인 창의적인 방법론보다 그런 열정이 제일 중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근래에 김경욱 작가님께서 읽고 있는 책, 그리고 최근 눈여겨보고 있는 작품이 궁금합니다.

 

아 제가, 최근엔 <더블린 사람들>을 다시 읽고 있어요. 거의 한... 20대 초반에 읽었으니까. 20년 가까이 되어 다시 읽고 있는데요, 호기심이 생겨요. 나이가 들어서, 20대 초반에 읽었던 거랑 느낌이 다를 거란 말이죠. 사실은 그런 다른 점이, 그 작품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울림, 다양한 의미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또 한편으론 제가 겪어온 세월이 작품이 다르게 읽히게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작품을 다시 읽는 일이기도 하지만, 저 자신을 다시 읽는 작업이 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럼 최근에 읽은 책 중 좋았던 책을 추천해주신다면?

 

아 작년에 읽은 책 중 <거대한 지구를 돌려라>라는 책, 칼럼 매캔의 작품이 있어요. 쌍둥이 빌딩에서 줄타기를 하는 이야기. 그 작품이 되게 좋았어요.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잖아요. 실제로 줄타기 한 사람이 쓴 글이 있어요 <나는 구름 위를 걷는다>, 소설을 읽고 그 책도 읽어보게 되었고요.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죠.

 

그렇다면 언제나 항상, 늘 추천하게 되는 책이 있다면 어떤 책일까요?

 

<거대한 지구를 돌려라>도 작년부터 추천 많이하고 다녔고요 (웃음) 최근엔 필립 로스의 소설들이 좋더라고요. <휴먼 스테인>도 좋았고, 그 다음에 코맥 매카시도 좋아해요. <로드>도 좋았고

 

 

영문학을 전공하셨잖아요, 특히 영미문학을 좋아하시는지요?

 

영문학을 전공해서는 아니고요, 제가 원서를 읽는 건 아니니… (웃음) 미국소설들이 재미있더라고요. 미국소설의 전통이라고 할까요? 미국소설의 특징이 조금, 장면이나, 보여주기 방식을 선호하는 것 같아요.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을 읽어봐도 그렇고. 장편이나 단편 모두. 취향의 문제인 것 같은데, 저는 그쪽이 더 좋더라고요. 직접적으로 말해주는 것보다는 보여주는 방식이요. 그래서 미국소설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좋아한다고 말씀해주신 작품이랑, 김경욱 작가님의 소설에서 공통점이 읽히는 듯하네요.

 

그렇겠죠. 제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쓰고 싶을 테니까, 아무래도 영향을 받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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