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로 에드먼드 버크로부터 러셀 커크, 마이클 오크쇼트, 베르트랑 드 주브넬 같은 현대 사상가들에 이르는 정치 사상의 전통을 다루겠다. 물론 이 책에서 중점을 두는 것은 주요 인물들의 개성이나 직접적인 배경이 아니라 그들이 공유하는 이념과 가치, 정치 사상의 주의와 교의이다. 또한 이 책은 보수주의의 역사에 대한 해설서가 아니라, 제2장에서 교리론이라고 부른 것처럼 보수주의의 이데올로기를 해부한 책이다. 나의 목적상 중요한 것은 이 사상 체계가 서구에서 거의 200년 동안 존재해 온 그대로, 보수주의 전체를 관통하는 시각, 그 사상의 본질적인 통찰과 명제들, 그리고 그 지적인 논지들이다.
전통적 보수주의의 실질적 핵심은 존속될 것이다. 2세기 동안 존속해 왔던 정치적 신념이 그렇게 쉽게 사멸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1950~80년의 보수주의의 르네상스는 보수주의자의 꿈을 밝혀주는 지속적이고 자비로운 빛이 되어줄 것이다. 한 번 발생했다면 또 다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