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시와시학》 겨울호에 「양수리행」 등 9편으로 신인상에 당선했으며, 시집으로 『아나키를 꿈꾸며』(2000, 시와시학사), 『도원동 연가』(2010, 우리글)가 있다. 현재 한국작가회의, 내항문학 동인으로 활동 중이며, 인천광역시 광성고등학교 국어 교사로 퇴직했다.
지난 10년간 다산茶山의 그림자 근처라도 서성거리고 싶었다. 남양주 다산 문학관에서부터 강진 다산초당으로 그리고 흑산도까지 다산의 흔적을 찾아서 헤매었다. 시대를 읽고, 시대를 아파해야 한다는 다산의 시 정신을 만분의 일이라도 좇아가고 싶었다. 그러나 그 작업은 결국 내 자신의 초라함만을 확인하는 일이었다. 그 부끄러움으로 여기저기 발표한 거의 모든 작품을 몇 번씩의 퇴고 과정을 거치다보니, 발표 당시의 시와는 완전 딴판인 작품들도 더러 있다.
능력이 부족해서 완벽한 작품을 쓰지 못하는 내 탓이리라.
평론가가 좋아하는 작품이 아니라, 평민들이 좋아하는 시를 쓰고 싶었다. 그것도 결국 10년 동안 도로무익한 노력에 불과함을 눈으로 확인하며, 다시 빈 손바닥 강줄기만 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