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주소련 중국대사관 서기관을 시작으로 1988년 외교부장을 거쳐 2003년 부총리를 끝으로 현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중국 외교의 일선에서 활동했다. 특히 천안문 사태와 소련을 위시한 동구권의 몰락, 한국과의 수교, 홍콩과 마카오의 중국 회귀 등 20세기 후반에 중국 외교의 사령탑으로 활약했다.
1980년대부터 21세기 초까지의 20년 동안 중국 외교는 험준한 도전에 부딪혔으며 쉽지 않은 길을 걸어 왔다. 나는 이 모든 일들의 참여자였다. 돌이켜보니 지난 일들이 눈앞에 선하다. 마치 영화 속의 장면들처럼 클로즈업 돼 머리 속을 맴돈다. 이에 내가 직접 겪은 몇 가지 사건들을 꾸밈 없이 스케치하듯 썼다. 구석구석 샅샅이 훑지는 못했다. 그저 참되어 틀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