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무엇을 위해서? 그래봐야 남는 것은 공허함 뿐인데. 바로 그것이다. 공허함. 나는 그 공허함에 이르고자 한다." 이것은 1951년 9월의 어느 날 헤르타 크레프트너가 일기장에 써넣은 말이다. 그로부터 2개월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이 여류작가가 남긴 말은 일종의 각성과도 같다.
확신에 차 있고, 목적 지향적이며, 단호하다. 그러나 23살의 이 여성이 '공허함'에서 기대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혹시 살아가면서도 그것을 발견할 수 있지는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