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비가 잦은 올해.
물방울로 가득한 책을 읽고
비를 타고 오는 그대 생각에
시 읽기로 보낸 나날.
시에게 입은 은혜가 크다.
시는 어둠의 심연에서 올라오는 꽃이라는데
시로 와준 모든 연민들이여
그 눈빛의 목록에 집중하는 것,
마음에 이는 파동을 잘 살피는 것,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이다.
내 생의 단 한 사람을 떠나보내고
이 시집이 세상에 보내진다.
6년 만이다.
글썽이는 눈시울을 다독여주신
모든 분들께 이 시를 바친다.
2023년 겨울 초입에
김순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