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962년 5월 충청남도 논산군 성동면 정지리 167번지에서 태어났습니다. 아직 근대화의 물결이 한참 못 미친 아주 낙후된 동네였습니다. 여기에 쓴 글들은 그로부터의 일들에 관한 것입니다.
따라서 이 글들은 단순한 나의 가족사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닐 것입니다. 나의 삶 속에서 혹은 가족사 속에서 당대의 풍속을 읽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유사 이래로 이런 삶은 이 시기만에 한정된 것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삶은 지속적이고 항상적인 것이었으며, 우리의 심연 속에 늘 자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이는 나만의 개인사가 아니라 우리의 보편사였다고 감히 말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것은 나의, 우리의 서러움입니다.
이 글의 주체랄까 시점은 어린 나 자신입니다. 가능한 한 당시의 시각을 최대한 확보하려고 했습니다. 지금 여기의 가치평가들은 가급적 개입시키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고 쓰고자 한 것입니다.
읽어주신다는 것, 그것은 한때의 아픔을 공유한다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